US AQI 315… 유일한 '위험 수준'
환경부, 10개 시·도 주의단계 발령
인천은 '미세먼지 경보'까지 겹쳐
시교육청 학교실외수업 단축·금지
인천이 최악의 황사에 초미세먼지로 뒤덮인 29일 오전 한때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대기 질이 가장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대기 오염 연구기관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인천의 US AQI(Air Quality Index)가 315를 기록해 세계 50개 대도시 중 가장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US AQI는 미국에서 활용하는 대기 질 평가 지표로,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 등 여섯 가지 오염 물질의 무게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AQI는 0~500으로 높을수록 대기 질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AQI 300 이상은 '위험' 수준으로 에어비주얼은 '민감한 사람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까지도 건강상 매우 부정적 상황과 다른 병들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시각 서울이 AQI 259으로 2위, 네팔 카트만두가 223으로 3위, 인도 콜카타와 방글라데시 다카가 각각 177과 176으로 뒤를 이었다. 이때 '위험' 수준을 넘긴 도시는 인천뿐이었다. 인천은 이날 하루종일 1~3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표 참조

환경부는 이날 오전부터 인천을 포함한 전국 10개 시·도에 황사 위기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인천은 미세먼지 경보도 발령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인천 지역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19㎍/㎥로 '나쁨'(81~150㎍/㎥) 수준을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도 68㎍/㎥로 '나쁨'(36~75㎍/㎥) 수준이었다.
시민들은 온종일 뿌옇게 변한 도심 속에서 "목이 칼칼하고 답답하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날 각 학교에 실외 수업 단축·금지 등을 지시했다.
황사는 몽골, 중국 내몽골 지역과 고비사막에서 발원해 중국 내륙을 거쳐 우리나라 서해 쪽부터 유입된다. 우리나라를 뒤덮은 황사는 단순히 흙먼지가 아니라 중국을 지나면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품고 들어와서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16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중국 황룬치우 생태환경부 장관과 화상회의를 가진 후 "고농도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간 보다 긴밀한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 등은 한국에서 쓰는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중 환경 당국 장관이 회의를 가진 그날 정례브리핑에서 "황사는 중국 국경 밖에서 시작됐고, 중국은 단지 거쳐 가는 곳일 뿐"이라며 "하지만 중국 여론은 몽골에서 황사가 시작됐다고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