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집단지도체제 도입으로 당내분 사태가 진
정됨에 따라 내주초 대선후보 경선출마 선언과 동시에 총재직을 사퇴, 총재
권한대행을 임명하는 등 당을 경선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또 당내 비주류는 물론 대선전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반대해온 주
류측 인사들도 두루 접촉, 최고위원 경선 과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
하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27일 당무회의에서 "집단지도체제 도입 결단을 내린 것은 당직
에 집착하지 않고 당과 국민에 더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전화
위복의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당 잔류 방침을 밝힌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
과 금명간 회동, 자신이 총재직을 사퇴한 배경을 설명하고 앞으로 당무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그는 그러나 '측근 3인방'의 최고위원 경선 참여를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
해서는 이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인만큼 자율적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
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측근정치 폐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최병렬(崔秉烈) 의원이
조만간 하순봉(河舜鳳) 양정규(梁正圭) 전부총재를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 총재 주재로 당무회의
를 열어 총재단 일괄 사퇴에 따른 과도지도체제로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
한 특별위원회'(약칭 당 특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당내 최다선인 박관용
(朴寬用.6선) 의원을 내정했다.
박 위원장은 금명간 당 특위 인선을 완료, 대선후보 및 최고위원 경선 준비
와 집단지도체제 도입에 따른 후속조치에 착수할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로 인
선하되 지역별, 세대별, 선수별 안배는 있을 것"이라며 "이 기구는 최대 12
인 이내로 하겠다"고 말해 기존 총재단(12인)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당 특위 위원장이 조만간 이 총재가 지명할 총재권한대
행을 겸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후 더 논의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당의 화합과 결속을 꾀한다는 방침아래 이달말께 지구당 연
합 등반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앞서 탈당설이 나돌았던 비주류 중진 홍사덕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
고 "당 개혁과 민주화를 둘러싼 당내 이견의 큰 가닥이 바로 잡힌만큼 이
제 원래의 취지대로 추진하는 과제만 남았다"면서 "김덕룡 의원도 탈당같
은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당잔류를 선언했
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