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가 몰고 온 세계 변화는 지대하다.
이 중에 코로나19가 금융에 끼친 영향이 들어있다. 전염병으로 일상생활이 마비되면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줄줄이 늘어나자 구제를 위해 미국을 필두로 돈을 풀기 시작했는데 그 액수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이다.
그런데 문제는 있는 돈을 푼 것이 아니라 돈을 찍어냈다는 점이다. 당연히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리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자산가치가 올라간다. 물이 들어오면 배가 뜨는 이치와 같다. 최근 터키의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것을 무심히 지나쳐보기 힘들다.
그래서 화폐에 관한 의심이 고개를 다시 쳐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엄밀히 말하면 국가가 아닌 민간은행연합체가 그 발행을 하고 있는 실정에서 수천 조씩 찍어댄 후유증은 반드시 나타나게 되어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초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부를 지닌 사람들은 자신의 화폐가치를 추락시키지 않을 새로운 자산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화폐에 대한 시대적 변모를 고려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도 디지털 화폐에 관한 정책논의가 이루어질 터인데 시대에 맞는 열린 견해를 기대해본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