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분권화된 글로벌 공동통화
테슬라 이어 GM도 거래결제 검토
반면, 변동성 커 투기수단·악용소지
전문가 의견 분분속 현실 贊 분위기
이런 광풍은 '달러패권 쇠퇴'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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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식 쉬프트정보통신(주) 대표이사·(사)판교1조클럽협회장
비트코인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8일, 테슬라는 비트코인 15억 달러 어치를 매수함과 동시에 "전기차를 사는 데 비트코인도 받아준다"고 발표하였다.

GM도 테슬라를 따라 암호화폐 거래결제를 검토 중이며 시카고선물거래소(CME)는 이미 암호화폐를 취급해 소규모 헤지펀드들 중심으로 20억 달러의 거래실적을 내는 중이다.

신용카드회사인 마스터카드가 비트코인을 결제시스템에 추가했고,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록은 비트코인을 투자적격 자산에 포함시켰다. 트위터는 직원들 급여를 비트코인으로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칼럼 작성일 기준 비트코인은 한화가치로 약 6천600만원을 돌파하였다. 지금까지 채굴된 1천860만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8천770억 달러)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의 두 배, 골드만삭스에 비해선 여덟 배에 이른다. 그야말로 미 달러의 패권을 넘보고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비트코인 광풍에 대해 해외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은 비트코인이 특정 국가의 정부나 중앙은행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이고 분권화된 글로벌 공동통화'여서 인위적인 절하나 권위주의적인 통제를 당할 위험이 없고, 발행총량이 2천100만개를 넘지 못하게끔 상한이 설정돼 있다는 것도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는 달러나 유로화보다 더 안전한 자산'이라는 결론이다.

비판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투기적 수단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결제은행(BIS)이 주최한 화상포럼에서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며 "달러화보다는 금의 대체재 성격으로,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고 말했다.

재닛 엘런 재무장관에 이어 미국 통화 정책의 수장까지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달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이고 투기적"이라고 경고했다. 암호화폐가 자금 세탁과 재산 은닉, 테러 자금 모금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데다 채굴 과정에서 전기를 너무 많이 소모한다는 의미다.

재닛 엘런 미 재무장관과 파월 미 중앙은행 Fed의장과 같이 우선 달러의 기축을 유지하면서 CBDC시대에도 여전히 달러 기축을 유지하고자 하는 집단에서는 비트코인 가치 상승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또한 비트코인에 대해 "아무 가치도 없고 계량도 할 수 없는 디지털 기호를 통화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 비트코인의 근본 가치는 영이며, 탄소세를 제대로 부과하면 마이너스다"(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라고 원색적인 비판의견을 밝히기도 하였다. 비트코인을 온라인으로 채굴하는 데 엄청난 전력이 소모된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렇듯 비트코인이 달러 패권을 넘볼 진정한 가치 저장 수단이냐, 혹은 단순 투기 자산이냐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현실은 비트코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듯하다.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타락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유사통화에 대한 쏠림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와 양적완화(대규모 통화 살포)가 금융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무력화하면서 온갖 시장 왜곡을 일으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진단이며,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긴급 경기부양 명목으로 1조9천억달러를 더 찍어내기로 한 것을 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결국 비트코인 광풍이 의미하는 것은 달러화의 거품으로 인한 달러 패권의 쇠퇴가 시작됐음을 시장이 경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영식 쉬프트정보통신(주) 대표이사·(사)판교1조클럽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