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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들. 2021.3.31 /연합뉴스

우기홍 사장 "항공기 운항 베이스 중요, 진에어·에어서울은 인천 좋다"
지역사회도 인천공항·항공산업 발전위해 항공사 본사 유치 필요 강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자회사인 3개 LCC(저비용항공사)가 통합될 예정인 가운데, '통합 LCC'가 인천에 본사를 둘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 우기홍 사장은 "(통합 LCC를) 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인천에 본사를 둘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한항공은 31일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관련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우기홍 사장은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통합 LCC'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항공사는 항공기 운항 베이스(거점)가 어디인지가 중요하다. 에어부산은 부산에,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인천 네트워크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톱 레벨의 저비용 항공사의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 본사 위치를 말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우기홍 사장이 각 항공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인천 또는 부산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통합 LCC 본사를 두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어부산은 부산", "진에어·에어서울은 인천"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인천 본사 설립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어부산이 보유한 항공기는 24대인데 반해, 진에어·에어서울은 이보다 7대 많은 3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2019년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등 인천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어 통합 LCC 본사가 인천에 설립되면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에어는 2008년 인천에 본사를 두기로 인천시와 협약을 맺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지역 사회에서도 인천공항과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항공사 본사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개항한 지 20년이 됐는데, 인천에는 여객사업을 운영하는 항공사 본사가 1개도 없다"며 "통합 LCC뿐 아니라 국제선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인천으로 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우기홍 사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한 통합 일정을 설명했다. 연내 각 나라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승인이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하고, 2년간 통합 작업을 진행해 '최종 통합'을 이뤄내겠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계획이다. 통합 이후 브랜드는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가 연간 3천억~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