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5세 이상 전국 동시 접종 시작
사돈 함께한 90대 "아무것도 아냐"
만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일부터 인천을 포함한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인천 지역에선 이날 연수구 선학체육관과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됐으며 인천에 배정된 1차 백신 물량은 9천360명분으로 접종 대상자는 총 16만7천여명이다.
이날 첫 접종에 나선 인천 지역 어르신들은 불안감보다는 백신 접종에 따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1일 오후 2시30분께 인천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 보호자 또는 요양보호사와 이곳을 찾은 어르신 10여명이 백신 접종 전 문진표를 작성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예방접종센터엔 사돈 사이인 박정순(91)씨와 이수정(90)씨가 함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아 눈길을 끌었다.
서구 가좌동에 사는 박정순씨는 "나이 들어서 주사 한두 번 맞은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끄떡없을 거 같은데 (주사) 놓아준 사람들이 얼른 집에 가서 누워 있으라고 했으니 그렇게 해야지"라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은 평소라면 매주 1~2회가량 만나 담소를 나누고 여가 활동도 함께했으나 코로나19 이후엔 만나지 못하고 전화로만 안부를 물었다며 말하는 내내 아쉬운 기색이 가득했다.
이수정씨는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보려고 함께 예방접종센터에 왔다"며 "코로나 안 걸리게 주사도 맞았으니 조만간 사돈댁에 놀러 가도 되는 거냐"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인천시를 포함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만 75세 이상 어르신이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게 교통편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예방접종센터의 접근성과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 말까지 시·군·구별로 최소 1개 이상의 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서·산간 지역에 거주해 센터를 찾기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서는 방문 접종 등 별도의 접종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