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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단 포부를 말하고 있다. 2021.3.30 /연합뉴스

"시민들의 애정 헤아리지 못했다"

구단측 입장문 내고 사과 했지만
시민단체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
'연착륙 실패' 평가 속 행보 관심


연고지인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창단식을 개최했다가 논란을 빚은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3월29일자 3면 보도='인천 상징' 말하던 SSG 랜더스, 공식 첫 행사는 '쓱' 서울서)가 '인천 시민들의 지역 정서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지역사회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줄곧 지역성을 강조해 온 SSG 랜더스이지만 시작부터 연고지 인천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다.

SSG 랜더스는 최근 창단식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인천 시민들의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공식 창단식과 별개로 인천 야구장에서 많은 시민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창단식을 검토하고 있었고, 조속한 시일 내에 행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 시민들의 애정 어린 목소리에 경청하고 인천 시민과 함께하는 야구단으로 거듭나겠다는 점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SSG 랜더스는 인천 야구단 인수 후 첫 공식 행사인 창단식을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개최했다가 지역사회의 질타를 받았다. 인천시의회와 (사)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등 주요 시민단체까지 나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순 사과문 하나로는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SSG는) 오프라인 창단식 등 지역을 위한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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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SSG 랜더스 창단식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단 포부를 말하고 있다. 2021.3.30 /연합뉴스

SSG는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부터 지역성을 강조했다. 관문 도시인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담아 '랜더스'라는 팀명을 정하면서 지역 팬들의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인천을 연고로 '왕조' 시대를 구축했던 SK 와이번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받은 인천 팬들의 충격을 달래주는 듯했다.

하지만 SSG의 '서울 창단식'은 오히려 서운함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절망감을 느끼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팀과 팬, 지역이 야구로 하나 되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던 SSG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프로야구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중 지역 연고 의식이 가장 강한 종목이다. 연고 지역에 따라 '내 팀'이 정해지는 성향이 가장 강하다.

"호남이나 영남의 도시를 연고로 했다면 다른 곳에서 창단식을 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 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 없이 살 수 없듯이, 프로야구단도 지역 없이 살 수 없는 것이다.

1982년 약체로 분류됐던 삼미 슈퍼스타즈부터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까지 거치면서 '구도(球都)' 인천에 대한 야구팬들의 애정도 더욱 커졌다. 인천 '연착륙'에는 실패한 모양새지만, 새로운 야구 문화를 인천에 상륙시키겠다던 SSG 랜더스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주목된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