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 유박비료 사용4
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 인근 조경지역에 반려동물에 유해할 수 있는 '유박비료'를 사용해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4.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정부인천청사 수목에 200㎏ 뿌려
민원 접수후 뒤늦게 '전량 수거'
동물 출입 막는 주의 안내문 부착


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가 화단 나무에 독성을 지닌 성분이 들어간 '유박비료'를 뿌렸다가 황급히 수거하는 소동을 빚었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에 있는 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이하 정부인천청사)는 지난달 15~16일 녹지 공간(4천926㎡)에 심어놓은 수목에 유박비료 약 200㎏을 뿌렸다.

이 유박비료는 '피마자'라고도 불리는 아주까리 씨앗의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로 만드는데, 동물들이 섭취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인 '리신(ricin)'이 포함돼 있다. 리신은 청산가리의 6천배에 달하는 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박비료는 작은 알갱이 형태로 사료와 모양이 비슷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 강아지 등 동물들이 먹이로 착각하기 쉽다. 유박비료를 먹은 동물은 리신 중독으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죽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농촌진흥청은 유박비료 포장지 앞면에 '개·고양이 등이 섭취할 경우 폐사할 수 있습니다'는 주의 문구를 적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인천청사는 화단 수목의 성장을 위해 유박비료를 사용했다가 지난달 26일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뒤늦게 전량 수거 조치했다. 유박비료가 뿌려진 화단에는 애완동물 출입을 막는 주의 안내문도 부착했다.

유박비료가 뿌려진 정부인천청사 화단 주변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애완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러 다니는 곳이다.

푸들을 키우는 이 아파트 주민 김모(24·여)씨는 "최근 아파트 주민 소식방을 통해 유박비료가 뿌려진 사실을 알았다"며 "애완동물을 키우는 주민들도 지나다니는 길인 만큼 정부기관이 충분히 신경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유박비료 사용을 둘러싼 논란은 매년 봄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봄에는 인천 도화지구 공원 녹지와 계양꽃마루에 유박비료가 뿌려져 한바탕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정부인천청사 관계자는 5일 "유박비료가 동물에 치명적이라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유박비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