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한국은 1위로 '유튜브 공화국' 등극
사업 관건은 가입자늘려 플랫폼 키우는 것
그러나 견제할 권력이 없는 한 '디스토피아'

유튜브 이용자들이 점차 해박해진다. 구글의 회사 사명은 '악을 행하지 마라(Do No Evil)'이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이베이 경영자들은 스스로를 '선한 세력'으로 자부한다. 소비재인 자동차와 집을 생산재로 전환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 우버(자동차 공유업체)와 에어비앤비(숙박공유서비스업체)는 더 많은 찬사를 받았다. 공유경제 실현으로 진정한 디지털 사회주의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우버 등은 스스로를 '플랫폼'기업이라 규정한다. 플랫폼이란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직거래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환경을 뜻한다. 또한 소셜네트워킹부터 GPS 위치 제공, 의료테스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해서 소비격차를 해소시킨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들에게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비결은 디지털 플랫폼 특유의 양면(兩面) 시장인데 한쪽 면에서는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한 면에서는 기업들에 광고공간을 판매하거나 이용자들의 행동패턴에 관한 정보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이 사업의 관건은 플랫폼의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검색엔진 이용 및 소셜네트워크(SNS) 참여가 증가할수록 광고 클릭 수나 소비자 행동 패턴 수집량이 많아져 수익성이 커지는 탓이다. '네트워크의 외부성', 즉 규모의 경제가 작용한다. 또한 특정 상품에 대한 특정 소비자의 수요가 다른 소비자들의 수요에 미치는 네트워크 효과도 커서 선발기업일수록 리더기업이 될 확률이 커진다. 네이버, 카카오, 옥션, 쿠팡 등이 가입자 수 늘리기에 올인하는 이유이다.
최근 1, 2년 사이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등이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필수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구글은 세계 포털엔진 검색 건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2018년 기준 22억명이며 2020년 현재 세계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배송품목은 1천만건으로, 경쟁자인 월마트의 22만건은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또한 페이스북, 구글, 야후, AOL, 트위터, 아마존이 디지털 광고시장의 53%를 차지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우뚝 섰지만 독점규제는 언감생심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빅 데이터이다. 미국의 5개 IT기업(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IBM)이 전 세계 데이터의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다. 공공이익보다 기업이익을 위한 데이터 사유화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디지털 거인들이 세계시민들의 사생활보호와 사회적 통제, 정치적 권력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최근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빅테크의 시장집중도가 훨씬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는 바다를 점령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보를 점령한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이다. 이들의 힘을 견제할 강력하고 초국가적인 규제 권력이 없는 한 빅브라더(Da xiong)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의 도래는 불가피하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전체주의 국가 오세아니아를 통치하는 최고 권력자이다. 중국정부가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에 13억 중국인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비결은 감시시스템이다. 눈이 백 개나 달린 그리스신화 속 괴물 아르고스의 부활이 임박했다.
/이한구 수원대 명예교수·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