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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전 지구 기압계 모식도. 2021.4.6 /수도권기상청 제공

올해 3월은 역대 가장 더웠던 3월로 역사에 남게 됐다.

봄꽃은 1922년 관측을 시작한 지 99년 만에 가장 빨리 폈다.

수도권기상청은 6일 '수도권 3월기후특성' 자료에서 이 같이 밝혔다.

3월의 평균 기온은 7.9도로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30년 평균인 평년보다 2.9도나 높은 수치다. 올해 3월이 유독 따뜻했던 건 기후변화에 따른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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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해수면온도편차(빨강/파랑 채색: 평년보다 높/낮은 해수면온도) 2021.4.6 /수도권기상청 제공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으면서 강한 극 소용돌이인 '양의 북극진동'과 제트기류가 고위도 지역에 형성돼 북극의 찬 공기가 갇혔다. 북극진동이란 북극에 위치한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 겨울엔 북극 온난화로 약 12㎞ 높이 대기 상층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음의 북극진동) 북극 찬 공기가 우리나라 방향으로 남하해 한파가 찾아오기도 했다.

게다가 라니냐로 인해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상승기류가 활발했고, 이 기류는 우리나라 주변에서 하강기류로 변화해 고기압발달에 큰 기여를 했다.

이 같은 따뜻한 3월은 최근에 심화하고 있다. 2018년, 2020년, 2021년 3월 기온이 상위 4위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 구체적으론 올 3월이 7.9도로 1위, 2018년이 7.3도로 2위, 2020년은 7.1도로 4위를 차지했다. 3위는 2014년의 7.2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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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장파복사: 지구가 반출하는 적외영역 복사에너지로, 대류활동(상승기류)이 강한 영역에서 음의 값(파란색)을 나타냄. 편차(빨강/파랑 채색: 평년보다 대류(상승기류) 억제/활발 영역) 2021.4.6 /수도권기상청 제공

수도권 지역별 3월 평균기온도 모두 올해가 높게 나타났다. 동두천은 7.7도로 2018년의 7.4도를 제쳤고, 파주는 6.7도, 백령도는 6.1도, 서울은 9도, 인천은 7.7도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지역별 평균 최고기온은 수도권 내에선 동두천이 15.5도로 가장 높았고, 서울은 14.8도, 수원은 14.6도, 인천은 12.3도였다.

따뜻한 3월이 지속하면서 봄꽃도 빠르게 개화했다. 서울 기준 지난달 24일 벚꽃이 개화했다. 1922년 이후 99년 만에 가장 빠르게 핀 셈이다. 평년과 비교해도 17일이나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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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평균기온 일변화 시계열 2021.4.6 /수도권기상청 제공

다른 봄꽃도 빨리 개화했다. 2월 28일 개화한 매화는 평년보다 36일이나 빨랐고, 3월 16일 핀 진달래는 평년보다 13일 빨랐다. 개나리도 3월 19일 개화했는데, 평년보다 9일 빨랐다.

3월 강수량은 102.4㎜로 1973년 이후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기적으로 기압골과 남서쪽에서 세 차례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나타난 잦은 강수현상 때문이다. 특히 3·1절 일강수량은 수원 70.7㎜, 인천 58.7㎜, 서울 67.5㎜ 을 기록하며 많은 비가 내렸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