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명 중 20명 감염…가족 13명도
장난감 등 곳곳 바이러스 검출
치킨집 14명… 코인노래방 9명
선별진료소 마련 불구 '역부족'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사회로 번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중 일부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고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10여일 동안 일상적인 생활을 해와 지역 내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연수구는 6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어린이집에서 원생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 교사와 원생 55명 중 20명(36%)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원생과 교사 가족 중 n차 감염자도 13명에 달한다.
연수구보건소가 이 어린이집 내부 전체를 대상으로 환경 검체를 채취한 결과, 문 손잡이와 화장실 세면대, 변기, 계단 난간, 놀이기구, 장난감, 공기청정기 등 곳곳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 검체를 채취한 46건 중 76%에 달하는 35건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연수구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린이집 내부에 넓게 퍼져 있었다는 것으로, 모든 반(교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방문한 치킨집에서는 이날까지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치킨집 이용객이 찾은 코인노래방에서도 확진자 9명이 나왔다.
연수구는 이를 포함하면 연수구 어린이집 관련 확진자가 총 56명으로 집계됐다고 확인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자 연수구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는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어린이집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다 보니, 아이의 손을 잡고 선별 진료소를 찾은 시민도 많았다.
연수구는 신속하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동춘동 동춘근린공원에 임시선별진료소를 마련했으나 몰려드는 시민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수구는 이날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지난달 19일 이후 동춘2동 상가 밀집 지역과 동춘공영주차장 주변 다중이용시설 방문자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모두 검체 검사를 받아달라고 안내했다.
또 지역 내 280여개 어린이집에 소속된 교사 등에게 전수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연수구 내 어린이집 종사자는 1천700여명에 달한다.
한편 전날 숨진 해당 어린이집 원장(51)의 사망 원인은 '호흡부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호흡 기능이 상실된 것을 의미하는 호흡부전이 코로나19로 인해 발현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서 오후 10시20분께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40여분만인 다음날 5일 오전 1시2분께 숨졌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