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노무현 고문이 그동안 정체없이 나돌던 정계개편 추진의사를 거듭 확인하고 나서 대선정국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야당파괴 공작이 현실화 됐다”며 집중 반격에 나섰고, 민주당 경선 주자간에도 당 정체성 등을 놓고 서로 반박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으며, 군소 정당에서는 이해득실에 따라 찬반 논란을 벌이고 있어 새 이슈로 등장한 정계개편 추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한나라당 공방
민주당 대선후보인 노무현 후보는 26일 경남 고성의 한 지구당에서 당원들에게 자신이 후보가 되면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한나라당 일부 세력이 참여할 수 있다며 정계개편 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는 여야의 대선후보 경선이 마무리된 이후 세력구도 재편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향후 선거정국에 소용돌이칠 전망이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야당 의원을 빼내 정계개편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이상득 사무총장과 이강두 정책위 의장은 “대선전에 다수당을 만들겠다는 노후보의 발언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며 노 고문의 경선후보 사퇴와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노무현-이인제 공방
노 고문은 26일 경남 고성의 한 지구당 사무실에서 정계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한나라당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음을 밝혀 정치권에 파문이 확산된데 이어 27일에도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정계개편 추진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그는 “내가 대선후보가 되고 당내 합의가 이뤄지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공개제안하고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대해 이인제 고문은 경선복귀 기자회견에서 “4월 27일 전당대회후 새로운 집단지도체제가 출범하는데 일개 후보 자격으로 그런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배후엔 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경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고문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당과 당의 통합은 가능하지만 인위적으로 자기노선에 맞게 새로운 정당구도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다”고 잘랐다.

●군소 정당 반응
민주당 노 고문의 정계개편론에 가장 힘을 실어주는 곳은 민국당. 김 대표는 이날 “반 이회창 연대를 위해서는 노 고문을 비롯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이 영남 후보 단일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 정계개편을 크게 반겼다. 그러나 자민련은 “인위적 정계개편은 민주적 의회구도를 훼손하려는 반의회, 반민주적 급진개혁론자의 작은 움직임에 불과하다”며 서로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