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수원 광교신도시 공공임대 아파트를 분양했다. A16, A23, A24, A27 4개 블록 1천548가구다. 10년간 입주자에게 임대한 후 분양 전환되는 주택이다. 부동산 업계는 A16이 가장 매력적이고, A27, A23, A24 순이라고 봤다. 막상 청약 결과 A27 블록에서 미달사태가 나 같은 해 10월 추가모집을 했다.
A27은 672가구로, 4개 블록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단지다. 전용면적 84~135㎡의 중·대형 평형이 주목받았다. 신분당선 상현역 역세권 단지라는 장점도 두드러졌다. 흠이라면 인근 영동고속도로와 용서고속도로의 소음 정도. 부동산 관계자들은 당시 역세권도 아닌 흥덕지구 인접 A23과 A24보다 주목받지 못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LH 직원 1천900명이 지난 10년간 LH 공공임대·공공분양 주택을 계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2011~2020년의 전수조사 자료 분석 결과다. 자사 공공임대 주택이 279명, 공공분양 주택 1천621명이라고 한다.
임대주택에 입주한 LH 직원 233명 가운데 168명은 수도권에 집중됐고, 이 중 절반이 넘는 93명이 광교지구에 몰렸다. 2012년에만 LH 직원 44명이 공공임대 계약을 했고, 이들 중 33명은 A27 블록에 집중됐다. 세종시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2명이 계약했다. 공공분양은 503명이 2012∼2015년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지구에 계약했다. 진주는 2015년 LH 본사 이전지다.
공공임대나 공공분양 모두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이 우선 공급대상이다. 70%는 다자녀 가구나 노부모 부양자,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국가유공자, 관계기관 추천을 받은 자에게 공급된다. 여기에 LH 직원들이 끼어들기를 한 것이다. 가족 친지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 늘어날 거란 추정이다.
LH는 이 같은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광교와 세종 지역에 집중된 데 대한 입장은 없다. 미달사태로 추가분양을 한 광교 A27에 LH 직원들이 몰린 까닭이 궁금하다. 투기에 이어 LH 임직원에 대한 전관예우와 공사 몰아주기가 도마에 올랐다. 광명·시흥지구 내 지분 쪼개기와 희귀목 심기 신공으로 발화한 LH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홍정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