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4개월만에 재입식 시작 됐지만
'감염병 매개체' 개체수 급증 전망
유입 경계·포획단 운영 등 '긴장감'


강화도 돼지열병으로 전수 매몰지
관내 4만3천여마리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한 강화도에서 이번엔 매몰지 인근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이 돼지 사체가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시 강화군의 한 돼지 농가 매몰지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사태 후 약 1년 4개월 만에 돼지 재입식이 시작된 인천 강화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ASF 전파 주매개체인 멧돼지가 주로 새끼를 낳는 봄철이 다가오면서 개체 수의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9년 9월께 ASF 사태로 39개 농가에서 4만3천602마리의 돼지를 예방적 살처분했던 강화도에는 올해 1월부터 다시 돼지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ASF 전파 우려로 돼지를 들이는 게 금지됐다가 약 1년 4개월 만에 재입식 허가가 난 것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재입식이 이뤄진 농가는 두 곳으로, 두 농가에서는 약 200마리의 돼지가 크고 있다. 1개 농가는 재입식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 사이 13개 농가는 폐업 지원금을 받아 사실상 문을 닫았다.

1년 넘는 기다림 끝에 재입식이 시작됐지만 ASF 전파 매개체인 멧돼지가 새끼를 낳는 봄철이 되면서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긴장하고 있다. 멧돼지는 4~5월 사이 주로 새끼를 낳는데, 한 마리당 약 5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야생 멧돼지의 활동 증가도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국적으로 농가에서의 ASF 발병은 없는 상황이지만 야생 멧돼지에서는 현재까지 13개 시·군에서 1천312건의 발병 사례가 확인되는 등 멧돼지로 인한 전파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강화도에서는 아직 멧돼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접 지역을 통해 멧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섬 지역인 강화 볼음도에서 멧돼지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해상을 통한 접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최근 농가 방역과 야생 멧돼지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봄철 ASF 방역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인천시도 강화도뿐 아니라 계양구, 옹진군에서 야생 멧돼지 포획단을 운영하는 등 혹시 모를 감염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강화도 등에 멧돼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흔적이 발견됐던 만큼 ASF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