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색리 관통 등 바뀐 것이 없어"
초안 공청회서 노선 재검토 촉구
국토부 "협의회서 장·단점 검토"
제2경춘국도 건설사업이 국토교통부 노선안을 두고 가평 주민 등과 마찰을 빚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국토부는 오는 6월까지 기본설계를 마칠 계획이지만 현재 가평읍 상·하색 마을 주민 등의 노선안 재검토를 요구하는 강경한 목소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 도로건설공사 기본설계용역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서 가평 주민들은 "지난 2월에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국토부가 제시한 노선안과 비교하면 일부 IC 위치 등이 변경됐을 뿐 상색리 마을을 관통하고 가평고등학교 인근을 지나는 기존 노선은 바뀐 것이 전혀 없다"며 "설명회 당시 주민들이 제시한 노선안에 대한 재검토 의견은 모두 무시됐다"며 노선안에 대한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했다.
국토교통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13일 문화예술회관에서 제2경춘국도 2공구(청평면 ~가평읍) 도로건설공사 기본설계용역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장윤영 광운대학교 교수 주재로 노선안 설계사 관계자, 국토부 관계자 등이 의견진술자, 주민 등의 의견을 들었다.
한국전쟁 당시 미 40사단 병사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돈으로 세워진 가평고등학교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입을 연 패널 신동진 가평군청 전문위원은 "이 노선안은 가평고와 이격 거리가 24m에 불과해 공사 시 소음과 교통 소음이 기준치 55㏈보다 훨씬 높은 각각 75.6㏈, 65.4㏈로 예측되는 등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전쟁의 와중에 외국인조차도 지켜주려 했던 우리 미래 세대 배움의 열정을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꺾어 버리는 것이 부끄럽지 않냐.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그래야 하냐"며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노선이 지나는 가평읍 상·하색 마을은 경기도 지정 문화재인 중종 태봉 등의 문화재가 보존되고 있는 지역"이라며 "국가 또는 도지정문화재가 있는 지역은 반경 500~300m의 이격 거리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널 박범서 가평중·고 동문회장은 모교에 인접한 노선안에 대해 "한마디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며 "제2경춘국도 노선안 관련 그동안 수차례 회의 등을 통해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가평고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누차 개진했지만 방음터널과 소음방지 아스팔트 시공 계획뿐 노선안에 대한 국토부의 재검토 의견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평고에 바로 인접해서 교각이 세워져 하루 수천 대의 차량이 기숙사 위 흉물터널을 지나고 운동장은 그늘에 드리워지며 교실에서는 철도와 터널만이 보이는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며 "과연 이 노선이 최선이었나 되돌아봐야 한다. 가평고 동문회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철저히 따져 해야 할 일을 다 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제2경춘국도 도로건설공사는 남양주시 화도읍부터 강원 춘천시 서면까지 33.6㎞(왕복 4차, 폭 20m) 간선도로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추정 사업비는 1조여원이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토부, 해당 지자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통해 도심 외곽을 지나는 노선안 등에 대한 장·단점 등도 검토할 것"이라며 "차후 주민 설명회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