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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교사 등에게 직장 갑질로 신고된 경기도청 북부청사 어린이집 원장(4월14일자 7면 보도)이 지난 2019년 총선을 앞두고 '신한대 강성종 총장의 공천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교사 10여명을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어린이집 교사들이 입당원서를 쓴 해 신한대로부터 받았다는 와인. /제보자 제공

보육교사 등에게 직장 갑질로 신고된 경기도청 북부청사 어린이집 원장(4월14일자 7면 보도=신한대 위탁 '경기도청 북부청사 어린이집' 원장 갑질 의혹)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신한대 강성종 총장의 공천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교사 10여 명을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어린이집은 신한대 산학협력단이 지난 2017년 경기도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 온 곳이다.

15일 신한대와 경기도청북부청사어린이집 원장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7월께 원장 A씨가 교사와 직원들에게 민주당 입당원서와 현금 6천원을 내밀며 "이 것(입당원서) 좀 써달라. 1천원씩 6개월 치 당비를 먼저 줄 테니 그동안만 당적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그러면서 "(당시)강 이사장이 공천을 받으려면 500명의 권리당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도 신한대로부터 부탁받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교사와 직원 대다수는 원장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했고, 조리사까지 포함해 전체 20여 명 중 최소 15명 이상이 입당원서를 작성해 원장에게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한 교사는 가족 것까지 2장 이상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주당에 가입했던 한 교사는 "어린이집 고용관계 특성상 원장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사실상 힘들다"며 "한 직원이 입당원서 쓰는 걸 거부하자 원장이 '선생님이 정치에 소신이 있는 줄 몰랐네'라며 비아냥거리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원장의 부탁을 거절하면 불이익이 있을까봐 싫어도 가입했다"며 "입당원서를 쓰고 나서 몇 달 뒤 강 총장 이름이 적힌 와인을 주길래 그 대가인가 싶었다"고 회상했다.

실제 신한대는 2019년 9월 추석 선물로 이 어린이집 교직원들에게 프랑스산 와인(Mission Sud Cabernet-Syrah)을 지급했다. 와인 상자 속에는 강 총장 명의의 카드가 들어있었다.

원장 A씨는 직원들에게 입당원서를 쓰게 한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신한대 전 대외협력처장이었던 B교수가 요청을 하길래 처음엔 거절하다 어쩔 수 없이 의정부에 사는 직원들에게 부탁했다"며 "쓰지 않은 직원도 있으며 절대 강요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직원들에게 준 6천원은 내가 사비로 충당했다"며 "받은 원서는 더 많았는데 일부 직원 것만 취합해 B 교수에게 건넸다. 정확한 인원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B 교수는 "개인적으로 호남향우회 활동을 하면서 정치인들을 많이 알고 있는데, 그런(당원 모집) 부탁이 많아 알고 지내던 A씨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 있다"면서 "그러나 강 총장 핑계를 대거나 이름조차 말한 적이 결코 없다. 강 총장과는 전혀 무관한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교수는 현재 신한대에서 한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총장 측은 "당시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고 공천 신청도 하지 않았다. 매우 당황스럽다"면서 "와인은 신한대 소속 교직원과 관계기관에 제공된 추석 선물로, 어떤 이해관계와도 관련 없다"고 밝혔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