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청원 불과 566명 동의로 종료
느긋한 토지주들 "시간이 약이다"
기반시설 시급한 지역민과 갈등우려
사실상 백지화된 화성시 기산지구 조성 및 복합문화센터 건립 사업을 되살리려는 일부 주민들의 노력이 공감대를 얻지 못하며 사업 재추진 공론화에 애를 먹고 있다.
18일 경기도와 화성시, 기산지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기산지구 개발 촉구와 감사를 통해 사업의 백지화 경위를 밝혀달라는 경기도민 청원이 등장(3월16일자 8면 보도="화성시 기산지구 백지화 경위 속시원히 밝혀달라"…경기도민 '청원' 등장)했지만, 불과 566명만 동의한 채 최근 종료됐다.
경기도민 청원은 30일 동안 5만명 이상 추천하면 도지사 및 관련 실·국장이 직접 답변하는데, 충족 요건을 불과 1%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당초 이 청원에서 기산지구 개발을 바라는 주변 지역 주민이 2만명이라고 밝힌 점에 비하면 참여율이 극히 저조했던 셈이다.
해당 청원은 지역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원 동의에 동참이 독려됐지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외에도 기산지구와 관련돼 진행 중인 청원 글은 여럿 있지만 동의 참여 숫자가 10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 지역민은 "지난 2월 화성시 및 화성시의회와의 주민 간담회 이후 주변 단지별로 이에 대한 현수막 홍보도 많이 하고 내부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독려를 많이 했는데 주민들 관심이 극히 저조한 것 같다. 민원에 대한 결집력이 동탄 등 주변 다른 지역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산지구의 경우 토지주 반대 등을 이유로 공영개발이 무산된 상황이어서 사업 재개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공론화가 필수인 상황이다. 지난 2월 간담회에서도 참석 시의원 등은 주민들의 요구가 있어야 다시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토지주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공영이든 민간이든 현재 거론되는 사업방식대로는 보상이 극대화될 수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논의과정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 토지주는 "주변에 지구단위로 개발된 지역은 토지 가치가 평당 1천만원이다. 지금 기산지구는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보상이 논의되는 상황"이라며 "토지주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급할 게 없는 토지주가 많다.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토지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토지주들과 기반시설 확충이 우선인 지역민들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공영개발 무산으로 태영건설 컨소시엄과의 협약을 해지한 바 있는 화성시는 절차에 따라 연내 기산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화성/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