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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가 자체 개발한 운정신도시 공공디자인 규격을 무시한 채 민간업체의 도로 시설물(노란색 삼색줄의 볼라드)을 다량 설치해 비난을 사고 있다. 2021.4.18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市 운정신도시 준공 전 자체 개발
볼라드 등 모든 시설물 일체화 불구
다른물품으로 교체·일부 신규 도입
주민들 '제각각 규격'에 유착 의심

"뭐야? 왜 다르지? 이빨 빠진 거 같이 설치됐네."

파주시가 자체 개발한 운정신도시 공공디자인 규격을 무시한 채 기존과 다른 도로 시설물을 다량 설치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시설물은 민간업체의 규격으로 특허 등 의장등록을 이 업체에서 보유할 경우 보수·보강 때마다 이 물품만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주시는 10여년 전 운정신도시 1·2지구 준공을 앞두고 전문기관 용역을 거쳐 신호등, 가로등, 가드레일, 버스 정류장, 보행약자 보호봉(이하 볼라드) 등 시가지에 설치되는 모든 시설물을 조화롭게 일체화시키고, 규격과 설치기준을 규정하는 '운정신도시 공공디자인'을 제정해 설치했다.

18일 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부터 운정신도시 일대 주요 교차로 및 이면도로 횡단보도에 설치된 볼라드 중 파손된 것을 교체하고 있다. 또 금촌이나 문산 등 구도심 지역에는 그동안 설치되지 않았던 볼라드를 일부 신규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설치된 볼라드는 파주시가 특허청 의장등록까지 마친 '파주시 규격'이 아니라 민간업체 규격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볼라드 일부를 뽑아내고 새 규격을 설치해 '이빨 빠진 자리에 의치를 설치'한 것 같은 도시미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민들은 "갑자기 주변 색상과 맞지 않는 모양의 볼라드가 설치됐다", "망가졌으면 같은 물품으로 보수해야지 뜬금없이 처음 본 물건이 이빨 빠진 것 같이 세워졌다", "그동안 없던 곳에 새로 볼라드가 설치되고 숫자를 늘리려는 것인지 너무 촘촘해 불편하다"는 등 비난과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존 볼라드는 부드러운 소재로 햇빛에 많은 시간 노출되면 녹아내리고 망가지는 현상 때문에 새로운 재질의 볼라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기존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은 건 잘못된 것 같다. 파주시 공공디자인 변경과 재질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62)씨는 "볼라드는 소모품으로 10년이 지났으면 당연히 망가지는 것인 만큼 같은 형태의 것으로 재질을 조금 강화해 보수하면 되는데 왜 새로운 형태의 볼라드를 설치하느냐"면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듯, 파주시 규격을 무시한 채 민간업체 물품을 설치한 것은 유착 의심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