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통폐합·폐교 우려 목소리
"의견 모여… 적극적으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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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있는 명문고교인 제물포고등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고 현 위치의 고등학교 시설을 교육복합단지로 조성해 동인천 주변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사진은 16일 오전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연분지 '웃터골'에 자리 잡은 제물포고등학교 전경. 2021.3.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제물포고등학교 송도국제도시 이전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동문 10명 중 9명은 모교 이전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천중학교·제물포고등학교 총동창회(이하 총동창회)는 전체 동문을 대상으로 모교 이전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6%가 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제물포고 이전 사업은 학교를 송도국제도시로 옮기고 그 자리에 진로교육원과 대형 도서관인 '지혜의 숲'(가칭), 생태 숲, 남부교육지원청 등을 채우는 것이 뼈대다.

총동창회는 지난 14~16일 사흘간 휴대폰 문자와 이메일, 동창회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1천494명의 89.6%인 1천338명이 학교 이전에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10.4%로 156명에 그쳤다.

모교 이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과거보다 확대됐다. 2003년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찬성 의견이 76% 수준이었다. 과거보다 찬성률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제물포고의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총동창회는 설명했다.

황치일 총동창회 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현시점에서 다시 여러 동문의 의견을 확인한다는 의미다. 또 동창회의 대표성을 의심하는 일각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차원이기도 했다"면서 "통폐합 내지는 폐교를 우려하는 동문이 다수다. 동문 의견이 모인 만큼 총동창회도 모교 이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물포고 송도 이전 사업은 지난달 16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공식 발표하면서 지역사회의 이슈가 됐다. 도성훈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어 제물포고를 송도로 옮기고 현 학교 부지에 진로교육원과 남부교육지원청 등으로 구성된 '인천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총동문회는 찬성 입장이지만, 제물포고가 위치한 중구·동구 지역 일부 주민과 정치권은 "학교가 떠나면 구도심의 교육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 관련기사 10면(제물포고 송도 이전 반대…원도심 교육 산실 살려야)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