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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공장이 적막감을 보이고 있다. 2020.9.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3일까지 1·2공장 모두 가동 중단
품귀현상 계속땐 연장 가능성 제기
노동자 1만명에 수 많은 협력업체
회복세보이던 경기상황 악재 걱정

현대차·현대모비스 아산공장도 스톱


한국지엠 부평공장이 19일 전면 셧다운됐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앙코르GX를 만드는 1공장, 쉐보레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2공장으로 구분된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등의 영향으로 부평 2공장은 지난 2월부터 가동률을 50% 수준으로 낮췄는데, 상황이 나빠지면서 2공장은 물론 그동안 정상 운영되던 부평 1공장까지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 지역 경기가 냉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지엠은 이날 부평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한국지엠이 예고한 중단 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파업과 코로나19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 등으로 하루 이틀 정도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경우는 있지만, 5일 연속 모든 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춘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가동 중단 원인은 차량 제작에 필요한 반도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전 세계적인 전동화 추세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급 불안, 미국·일본 등 대규모 차량용 반도체 기업의 생산 차질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빚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아산공장도 이날부터 20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아산공장도 같은 기간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에는 약 1만명의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또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많은 수의 협력업체가 있다.

한국지엠은 인천 지역총생산(GRDP)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등 인천 지역 경제에 영향이 크다. 이런 대규모 사업장이 5일이나 가동을 중단하는 건 지역 경제 입장에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욱 큰 문제는 반도체 품귀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지엠 관계자는 "추가 가동 중단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인천 지역 생산·소비심리 관련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최근 인천상공회의소의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8로, 2018년 2분기 이후 12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제조업 전망 BSI도 96으로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지엠 부평공장 가동 중단이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 경제 상황을 뒷걸음질 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해외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지만, 증설에 따른 생산량 증가는 연말쯤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며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가동 중단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미·중 무역 갈등, 코로나19 사태, 반도체 수급 문제 등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경기 상황이 살얼음판과도 같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