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임용된 교사 '괴롭힘' 신고
분리 조치 등 없어 '무관심' 비판도
道, 신한대에 공문… "해결 노력"
"어느 순간부터 원장님만 보면 가슴이 뛰고 숨이 안 쉬어져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일을 그만둘 각오로 나섰습니다."
경기도청 북부청사 직장 어린이집 원장의 갑질과 괴롭힘을 신고한 보육교사 A씨는 신고에 나선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이 어린이집에 임용돼 올해로 4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첫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9년부터 원장의 노골적인 괴롭힘이 시작됐고, 점점 심해지다 최근엔 내 행동 하나하나를 CCTV로 보면서 사사건건 나만 트집 잡으려 한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수년간 원장과 갈등을 빚으며 근무한 A씨는 올 1월 보육교사 심리상담을 받았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원장이 교사 험담은 물론 교사끼리 이간질하기도 했고 이 때문에 교사들 간에도 불편한 일들이 생기곤 했다"며 어린이집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나 말고도 보육교사 여럿이 원장에게 시달렸고, 결국 못 견디고 그만둔 교사가 최근 2년 동안 9명에 달한다"면서 "한 번 원장에게 찍히면 일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괴롭힘을 받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A씨는 최근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와 고용노동부에 원장의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다.
A씨는 "어린이집 특성상 보육교사가 원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나중에 재취업이 어렵다. 그걸 알면서도 그만둘 각오로 노동권익센터를 찾아갔다"며 "다른 교사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혼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도 노동권익센터에 신고한 지 2개월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A씨는 "신고 이후 지금까지 원장과 함께 생활하면서 항상 조마조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관계기관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한편 직장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경기도청 주무부서는 이날 이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신한대 산학협력단에 공문을 보내 피해교사와 원장의 분리 조치를 요구했다.
도 관계자는 "분리조치에 대한 방식과 시점은 신한대 산학협력단 측에서 결정하겠지만 곧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른 시일 안에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