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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청 북부청사 전경. /경기도 제공

 

원장의 갑질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청 북부청사 직장어린이집(14일자 7면 보도=교사들 "신한대 위탁 운영 경기도청 북부청사 어린이집 원장 갑질")에서 보육 질과 관련한 학부모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경기도와 학부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해당 어린이집 한 교실의 냉난방기가 고장을 일으켜 초여름 더위가 시작된 6월에 에어컨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으면서 수리가 지연, 원아들이 2주 넘게 더위에 시달렸다. 보다 못한 보육교사는 자신의 집에서 선풍기까지 들고와야 했다.

지난 겨울에는 같은 교실에서 보일러가 고장이 나면서 난방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10월 말부터 말썽이었던 이 보일러는 겨우내 수시로 오작동했고, 1월 초가 돼서야 수리가 완료돼 원아들이 영하 날씨에 옷을 껴입고 낮잠 자는 상황이 빚어졌다.

10월 말께 참관수업 차 교실을 찾은 학부모 A씨는 같은 해 말 만족도 조사에서 '교실바닥이 차갑고 어린이집이 전반적으로 춥게 느껴졌다. 따뜻한 난방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A씨는 해를 넘겨서도 보일러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어린이집에서는 담임교사의 휴게시간이나 회의시간에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는 간호교사나 사무직원이 원아를 돌보는 일이 벌어졌으며, 원장이 학부모 동의 없이 온라인학습지를 선정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계속된 보육 질 저하에 학부모들은 원장과 도청 주무부서에 간담회를 요구, 이달 8일 책임자가 모인 자리에서 민원을 쏟아냈다. 어린이집에 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B씨는 "부당노동행위 피해를 호소하는 교사가 한둘이 아닌데 보육이 잘 이뤄졌겠느냐. 분명 아이들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워킹맘이어서 직장어린이집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내 아이가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원장 C씨는 "에어컨이 고장 나긴 했어도 송풍 기능은 됐었고, 문제 인식 즉시 수리 기사를 불렀는데 오래된 모델이어서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또 "오래된 건물이어서 보일러도 많이 노후한 상태다.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아예 안된 것은 아니고 미지근한 정도는 유지됐다"고 말했다. 간호교사 등이 보육을 맡았던 것에 대해선 "긴급회의 등이 잡혔을 때 불가피하게 잠깐이나마 있던 일이고, 이후 정교사를 추가 임용하는 등 보육 공백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린이집 수탁기관인 신한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일 원장 C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김우성·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