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101000853700042151

저 높고 푸른 하늘은 아무 말도 없지만 고인들은 인간생활의 모든 원천을 그리로 돌렸다. 만물을 낸 것도 하늘이고 세월을 운전하는 것도 하늘이고 인간의 현불초와 부귀를 관장하는 것도 하늘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의 일이 잘못돼도 하늘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행위를 좋게 보지 않았다.

공자는 하늘이 아무런 말도 없지만 사시를 운행하며 만물을 내니 나도 하늘을 닮고 싶다고 하였다. 맹자는 좀 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늘을 따르는 자는 존하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 여기서 하늘은 무얼까? 맹자에 의하면 하늘은 두 가지의 경우로 구분하여 이해해야 한다. 하나는 덕(德)의 손을 들어주는 하늘이고, 또 하나는 힘의 손을 들어주는 하늘이다. 덕은 인간이 하늘로부터 받은 선량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맹자는 이런 덕이 통하는 시절을 도(道)가 통하는 세상이라고 하였다. 힘은 덕과 달리 현실을 움직이는데 직접 관여하는 인간의 에너지이다. 맹자는 이 힘이 좌우하는 시절을 도(道)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하늘은 이 둘 다를 의미한다. 도가 통하는 시절에는 덕이 작은 이가 큰 덕의 소유자에게 부림을 받는다. 도가 통하지 않는 시절에는 힘이 약한 이가 힘이 강한 이에게 부림을 받는다. 어쨌든 보존하고 싶다면 도가 있는 세월이든 없는 세월이든 그 추세를 거스르면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은 어떤 시절에 해당할까?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