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업체 직원들 끊이질 않아
도심 10분의1 비용으로 매장 운영
수제 쿠키점 "꾸준히 매출 늘어나"
2년간 센터내 영업한 뒤 자립해야
컨설팅 도움 받고 시행착오 줄여
인천에서 '공유 주방'을 기반으로 한 청년 외식 창업 지원사업이 성공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지난 22일 오후 2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연수구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테크노파크로 111번길 11).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주방은 여전히 쉴새 없이 분주했다. 이 주방은 센터에 입점한 청년 창업자 10명이 함께 쓰는 공간이다.
주문량이 많은지 센터를 드나드는 배달 대행업체 직원들도 끊이질 않았다. 이곳에서 수제 쿠키 전문점을 운영하는 유채린(24·여)씨는 "매장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해맑게 웃었다.
올해 2월 문을 연 연수구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가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센터는 '공유 주방'으로 운영되는 배달전문 청년 외식 창업 공동체 공간이다.
연수구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을 통해 받은 국비 등 7억4천여만원을 지원해 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연수구의 심사를 거쳐 입주한 10명의 청년 창업가가 배달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공유 주방은 여러 사업자가 월 사용료(임대료)를 나눠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초기 외식 창업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수구는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특성과 코로나19로 배달 음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해 배달전문 음식점을 운영하기로 했다.
센터에서 수제 소시지 전문 업체를 운영하는 박천수(36)씨는 "배달전문 음식점이어서 인테리어 비용이나 인건비가 들지 않은 데다, 임대료도 주변 시세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일반 도심 지역과 비교하면 10분의 1 비용으로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2019년 말 시작하려던 창업 계획을 코로나19로 미뤘었는데, 예상보다 저렴한 비용에 가게를 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센터에서 2년간 영업한 뒤 자립해야 한다. 청년 창업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인천지역 전통시장 '청년몰'을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청년몰'은 초창기에 창업자들이 반짝 몰렸지만, 보통 6개월~1년 정도 지나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폐업하는 사례가 많았다.
유채린씨는 "전통시장 청년몰은 대부분 점포가 시장 외곽 지역에 있어 손님들을 모으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배달 전문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지리적 제약이 없다"고 했다.
박천수씨도 "처음 창업을 하면 마케팅이나 메뉴 선정, 위생 점검 등에서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인데, 연수구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컨설팅해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연수구 위생정책과 관계자는 "청년 창업가들의 초기 비용 부담과 시행착오를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게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청년 외식사업 지원센터가 청년 창업 지원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