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노선 연장 기대했으나
끝내 실패… 검토·연구 얼마나 했나
지역정치인들, 소 계속 키울거면
소 잃고라도 외양간 고치는 노력을
요는 지난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비대면 공청회가 열렸는데, 막상 발표된 구축계획 자체가 매우 실망적이었다는 것이다. 강천역 신설을 위해 지난 2월1일 강천역유치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 여주시는 지난 2일에는 여주, 이천, 광주시장이 여주역에 모여 GTX 노선의 연장을 요청하는 공개건의문까지 발표한 상황이기에 더욱 기대가 컸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하남-광주를 거쳐 여주까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한 GTX-D노선은 김포-부천까지가 끝이었다. 김포시민도 부천시민도 만족하지 못하는 노선에 여주시가 기대를 걸기는 어렵게 되었다. 현 상태로도 철도연결망이 좋은 양평은 용문-홍천선 신규구간이 확정되어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여주, 이천, 광주는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구축계획에서 배제되면서 커진 아쉬움이 정치권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여주시장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경기도 제안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지만 GTX-D 노선 여주 연장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희망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6월 최종발표 전까지 계획 수정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니 여주시민의 요청이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제안의 타당성은 인정하지만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장거리 노선에 재정여건을 고려해야 하고, 노선중복도 피해야 한다는 한국교통연구원(KOTI)의 입장을 보건대 낙관하기 어려운 일이다. 바로 이 점에서 해당 언론의 지적이 따갑게 느껴진다.
여주시 모든 정치인은 항상 외쳐 왔다. 여주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으로 분류되고, 팔당상수원보호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중첩 규제에 희생됐으니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래서 어떤 보상 또는 배상을 받았는지 생각해 보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생각나지 않는다.
이번 GTX 노선연장 실패 건을 놓고 냉정히 생각해 보자.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미리미리 검토하고 연구하며 노선의 변경을 위해 노력해 온 국회의원, 시장, 의원들이 있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어느 날 언론에 회자되고, 보도가 나오고, 비판이 거세지니 부랴부랴 뒷북을 치기에 바빴던 것은 아닐까 하고 의심하는 시민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역구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등 여주의 정치인 모두가 겸허한 마음으로 돌아볼 일이다. GTX 노선연장이 여주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걸 과연 평소에 얼마나 절감하고 유치노력을 기울여 왔던가를! GTX 노선을 여주로 연장, 관통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국토부와 해당 위원회와는 얼마나 소통하며 교류했는가를!
소를 계속 기를 생각이라면 소 잃고 난 다음이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남들한테는 계획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막상 우리 여주의 정치인들은 여주의 미래를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번 일이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정치역량을 냉정하고 철저하게 재점검할 때이다.
여주시의회 의장으로서 GTX 노선 연장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며 꼭 이루어내고 싶다는 열망도 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고, 지금의 역량으로는 부족해 보이는 것이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보는 눈을 높이고 정치역량을 성숙시켜야 한다.
현재 상황만으로 수십, 수백 년을 바라보는 정책을 결정하려는 정부의 판단 기준이 답답하고 불만족스럽다. 그렇다고 아쉬움에 울분을 토하고 비난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에서는 와신상담이 필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결의를 다지고 또 다져야 한다. 네트워크를 만들고 목소리를 높이고 힘을 길러야 한다. 지금까지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고,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이 교훈을 뼈저리게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박시선 여주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