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수분양자 18명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화해권고' 일부 금액 돌려받아
'생활기본시설 설치비 제외' 판례도… "1필지당 900만원 안팎 부당이득 추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이주자택지 수분양자들에게 분양대금을 과다 산정해 얻은 부당 이득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이 본격화하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최근 A씨 등 고덕 이주자택지 수분양자 18명이 LH와 GH에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에게 LH와 GH가 올린 부당이득액을 돌려주라는 화해 권고 결정을 했다.
원고들이 청구해 되돌려받게 된 부당이득액은 최소 820만원에서 최대 930만원에 이른다. 고덕의 이주자택지는 1천 필지가 넘기 때문에 부당이득액을 900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과다 산정된 분양대금 총액은 약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의 원고들 중 12명은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해 일부 금액을 돌려받게 됐고, 잔금을 치르지 않은 원고 6명은 법원이 부당이득금을 뺀 정당한 분양대금을 납부하도록 화해 권고가 이뤄졌다.
고덕지구의 사업시행자인 LH와 GH가 이주자택지 분양가를 과다 산정했다는 근거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과 대법원 판례에서 찾을 수 있다.
공익사업법을 보면 이주자택지를 공급하는 경우 사업시행자가 비용을 부담해 도로, 급수시설, 배수시설, 공공시설 등 생활기본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이주자택지 분양대금에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포함해 산정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앞서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 채무부존재확인 등 본안 소송에서도 지난 2018년 9월 LH가 일부 패소했다. 택지조성원가에서 생활기본시설 용지·조성공사비를 빼지 않은 채 이주자택지 분양대금을 산정한 것이다.
이 사건의 이주자택지 1㎡당 분양단가는 146만6천294원이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분양단가에서 생활기본시설 용지·조성공사비를 빼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1㎡당 117만1천613원을 정당한 분양대금으로 정했다.
문제는 소송을 통하지 않으면 과다 산정된 분양대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택지개발 사업시행자가 제출하는 서류만을 근거로 정당한 분양대금을 산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이주자택지 부당이득 반환 집단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진 김영모 변호사는 "소송을 통해 LH로부터 자료를 확보하지 않는 이상 이주자택지의 정당한 분양대금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고덕지구 이주자택지의 경우 1필지당 평균 900만원 안팎의 부당이득액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