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정화 마친 구역 단계적 오픈
인천시 '문화공원' 큰틀 진행 불구
인근선 '건축물 존치 최소화' 주장
활용방안, 충분한 조사·논의 필요
인천시가 부평미군기지 '캠프 마켓' 내 토양 오염 정화작업을 마친 구역을 내달 3일부터 공식적으로 개방한다. 캠프 마켓 개방이 본격화하면서 애초 활용 구상과 다른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인천시가 개방할 예정인 공간은 캠프 마켓(전체 면적 44만㎡) 남측 B구역 11만3천㎡ 가운데 최근 토양 정화를 끝낸 운동장(6만3천㎡)이다. 시가 지난해 10월 임시로 문을 연 나머지 B구역 부지는 최근 다시 폐쇄하고 토양 정화작업에 착수했다.
시는 올해 말까지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이 B구역 나머지 공간에 대한 정화를 마무리하면 단계적으로 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오염 정도가 심한 캠프 마켓 북측 A구역(10만9천㎡)은 내년까지 토양 정화를 마치고 개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캠프 마켓 반환·개방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캠프 마켓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큰 틀에서 방향을 정하고, 캠프 마켓과 주변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종합발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올해 초 마무리된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영향평가 결과, 캠프 마켓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과 미군기지 등 전쟁의 역사가 있었던 곳을 돌아볼 수 있는 '역사교훈여행'(블랙투어리즘)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제적 관광 수요가 충분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반면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캠프 마켓 내 건축물 존치를 최소화해 넓은 공원과 문화시설 등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캠프 마켓 B구역 내 건축물 상당수를 존치한다는 인천시와 '캠프 마켓 반환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시민참여위원회' 결정을 반대하는 시민청원이 공식 답변 요건인 3천명 이상의 '공감'을 얻은 것도 이 같은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해당 시민청원에 포함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글을 보면 '호수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있다. 주민들이 원하는 호수공원 조성은 캠프 마켓 내 건축물 상당수를 철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부터 캠프 마켓이 단계적으로 문을 여는 만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선 앞으로 충분한 조사와 논의가 더 많이 진행돼야 한다는 게 부평미군기지 반환을 위해 20년 넘게 활동한 지역사회 인사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 8월께 캠프 마켓 인포센터를 열고, 시민 소통 공간과 전시시설 등을 설치해 운영할 것"이라며 "관련 부서 협업을 통해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