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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일 양평군 용문산 관광지에서 열린 제11회 양평용문산 온라인산나물축제 개막식에서 출연자들이 마스크를 안쓴채 공연을 하고 있다. 2021.5.1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

농민 소득증대 위해 마련 됐지만
'대형무대 개막식'에 예산 몰려
판매 홍보보다 이벤트성 '지적'

양평군이 온라인으로 치르는 지역축제에 수억원을 들여 초대형 특설무대를 마련, 화려한 개막식을 여는 등 전형적인 전시행정을 펼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산나물 축제가 지역 농특산물 홍보와 생산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마련됐지만 정작 농산물 판매·홍보보다는 문화예술공연과 이벤트성 행사로만 꾸며져 '산나물이 없는 산나물 축제'란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군은 지난 1일 양평 용문산관광지에서 예산 4억8천여만원을 들여 '제11회 양평 용문산 온라인 산나물축제'를 개막, 오는 9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축제는 개막식을 비롯 모든 프로그램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와 양평톡톡 TV로 중계된다.

군은 온라인으로 중계될 개막식을 위해 특수 대형무대·음향·영상 등 시스템 설치(7천450여만원)와 공연 프로그램·연예인 출연료(4천690여만원), 개막행사 온라인프로그램(5천990여만원) 등에 축제예산 대부분을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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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순서를 기다리는 고전 무용수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 무대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1.5.1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

그러나 산나물축제 홍보프로그램 디자인·홍보영상 제작·유튜브 제작 등과 산나물 판매프로그램 라이브커머스, 스마트스토어 등 행사홍보와 산나물 판매 지원에 투입한 예산은 고작 7천400여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일반인의 행사장 접근이 통제된 가운데 치러진 이날 개막식은 군·읍·면 공무원 100여명이 행사 진행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고, 축제 개막식이 열린 용문산 관광지내에 산나물 홍보나 온라인 구입 안내를 위한 플래카드는 물론 드라이브 스루 판매대도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특히 개막식이 한창이던 낮 12시쯤 관광지내 1천여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등산객과 나들이객이 몰렸지만 정작,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산나물 홍보와 구입 안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김모(25·양평읍)씨는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행사라는데 개막식 무대가 너무 지나치게 큰 것 같다"면서 "중계를 한다는데 몇명이나 찾아보겠냐"며 고개를 저었다.

주차장에서 만난 박모(62·하남 초이동)씨도 "바람도 쐴 겸 산나물을 구입하러 왔는데 드라이브 스루 등 판매하는 곳이 하나도 없다"며 "나이 든 사람을 위해 판매처 전화번호라도 알려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한편 양평 산나물축제는 올해 '경기도 10대 축제'로 선정돼 경기도로부터 축제 행사비 8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양평/오경택기자 0719o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