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상이 좋아도
어두우면 좋은 운도 사라지고
맑으면 나쁜 운도 좋게 바뀐다
그 사람의 심성부터 아는게 중요
이 중에서 가장 좋은 색은 청룡기이며 구진기가 제일 흉하다고 보며, 그 다음이 현무기를 흉한 색으로 말하고 있다. 이런 기색이 안면에 걸쳐 생겨나면 반드시 우환 손재 사고 질병 관재 소송 이별 등의 일이 생기게 되는데, 어느 부위에 들어와 있느냐에 따라, 그 길흉화복이 달라지게 된다. 다만 안좋은 기색이 어느 부위에 들어왔다 하여도, 색이 얼마나 흐리고 옅은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등을 세밀히 살펴야 한다. 갑자기 좋지 않은 기색이 생겼더라도, 바로 사라지면 길흉을 논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기색은 오묘한 자연의 질서에 의해 스스로 생겨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나 생각만으로 없어지고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일이 잘되어 가는데, 길흉이 생겨날 수도 있고, 현재 힘겨운 일이 산재해 있는데, 밝고 황명한 색이 생겨날 수도 있다. 기색은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운명과도 연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상(相)이 좋아도 기색이 어두우면 좋은 운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고, 결함이 있더라도 밝고 맑은 기색이 얼굴에 생겨나면 나쁜 운이 다하고 좋은 운으로 바뀐다는 징후이다. 따라서 누구라도 온전한 부귀와 공명을 끝까지 유지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며 현재까지 고달프고 힘든 일을 겪고 있더라도, 언제까지나 불우한 생을 사는 것만은 아니다. 마음가짐에 따라서도 운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니, 상을 볼 때는 형체나 형상보다 심성은 어떤지,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또한 낮에 보는 것과 밤에 살피는 것은 기색의 흐름과 변화를 읽는데, 많은 차이가 날 수도 있다. 화장한 얼굴과 맨 얼굴을 대할 때도 기색이 다르게 보여질 수 있다. 어느 한 부위에 집중적으로 기색이 생겨날 수도 있다. 눈 주변이 유난히 검을 수도 있고 코 부위가 유난히 붉을 수도 있다. 오장육부의 기의 작용에도 응하게 되니, 간은 파란색인바, 얼굴에 푸른빛이 돈다면, 간에서 시작되는 기색이고, 만일 흑기(黑氣)가 들어오면 그 출발은 신장에서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다. 기색은 사람의 감정이나 정서를 대변할 수도 있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들어오는 기색도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이처럼 기색은 아주 다양하며 복잡한 형태로 그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니 한가지 색으로만 드러나지는 않으므로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없는 것이다.
이마는 화성(火星)으로 보니, 이마에 흑기(黑氣)가 들어오면 수극화(水剋火)가 되어 흉하다고 보며, 코는 오행이 토이니 파란 기색이 들어오면 목극토(木剋土)가 되어 상극이니 흉하다고 보는 것이다. 턱은 수성(水星)으로 보는데, 턱 부위에 누리끼리한 색이 들어오면 토극수(土剋水)가 되어 흉한 일이 생긴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은 여름철이니, 화(火)가 정색(正色)이므로, 화를 지칭하는 이마에 붉은 기색이 들어오면 이는 정색이 자리한 것으로 보아 나쁘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는 곤궁한 일이 있어도 좋아질거라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다.
/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