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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D 원안 반영을 요구하는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시민들이 지난 1일 김포시청사 일대에서 차량 1천여대를 동원해 드라이브챌린지 투쟁을 전개했다. 이들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발표 이후 범대위와는 또 별개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단체다. 2021. 5.1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 제공

김주영·박상혁 의원-정하영 시장
김포~부천선 단계적 확장추진 시사
범대위 출범 "정치쇼했다" 비판성명
정치권, 불신 커지자 D노선 반영촉구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배제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지역 정치권의 뒷북 행동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GTX-D 원안 관철을 위해 지역사회가 합종연횡하는 모양새이지만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김포지역에서는 정부의 GTX 서부권 신규검토 구상이 김포와 부천만 연결하는 지엽 노선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다.

실제로 같은 달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에서 '김포~서울 강남~하남'을 연결하는 GTX-D가 빠지고 김포~부천선 초안이 발표되자 시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한 민원제기와 서명운동 등 즉각 행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발표 당일 지역 정치권은 정부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김주영·박상혁 국회의원과 정하영 김포시장은 이날 오후 공동입장문을 통해 김포~부천선과 인천2호선 연장선의 혜택을 열거하고는, 타 지자체의 강남 노선들도 무산된 점을 강조하면서 '김포~부천선 단계적 확장추진'을 시사했다.

이에 지역 최대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시민 정서와 동떨어진 입장문을 놓고 항의글이 폭주했다. 시민들은 초안 발표 이틀 만인 24일 'GTX-D 강남직결 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구성을 결의했다. 정치개혁시민연대와 시민주권시대, 한강신도시총연합회, 검단신도시스마트시티총연합회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범대위는 26일 시민들에게 출범소식을 알리고 28일 세종시 국토교통부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튿날에는 "발표 하루 전날까지 정하영 시장과 박상혁·김주영 의원은 이재명 도지사에게 GTX-D 반영건의문을 전달하며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정치쇼를 강행했다"고 비판성명을 발표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정치권은 한발 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 의원은 27일 국토교통위에서 김포시민들의 출퇴근 고통을 전하며 "저녁 6시 반에 나랑 같이 김포공항역에 가보자"고 국토부차관에게 제안했다.

기획재정위 소속인 김 의원은 29일 본회의 발언에서 "GTX-D (경기도 용역)B/C값이 1.0을 넘었는데 지방과의 투자균형 때문에 교통지옥을 방치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두 의원과 정 시장은 30일 범대위가 주최한 국회 앞 기자회견에 참석해 GTX-D 반영을 촉구했다.

그러나 범대위 관계자는 "국회 기자회견은 범대위 발족식을 겸한 자리이기도 했는데 관에서는 마치 정치권이 주도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지금 지역 선출직들을 보면 시민과 함께 걷는 게 아니라 구름 위에 떠 있는 사람들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노력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