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에 선풍적 인기 판매 '불티'
업계, 주문량 폭주에 모처럼 '미소'
문구점 "매출 작년보다 3~4배 증가"
완구協 "거의 중국산 국내업계 타격"
고무 장난감인 '푸시팝 팝잇'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맞았던 지역 완구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일년 중 가장 대목인 어린이날 특수를 노리는 기대감이 커졌다.
3일 수원 북수동 팔부자 문구거리의 30년 전통 문구점 '대왕문구'. 주문이 갑자기 몰리면서 형형색색의 푸시팝 수백 개가 비닐 포장을 채 뜯지도 못한 채 계산대 앞에 쌓여 있었다.
지난달 한 유명 유튜버의 영상을 계기로 푸시팝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하루 400건 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버거웠던 것.
이 문구점은 5일 어린이날 대목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휴일인 어제(2일)도 영업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푸시팝은 수년 전부터 유행한 고무 장난감인 '슬라임'을 에어캡 비닐포장지(이른바 '뽁뽁이') 형태로 변형한 제품이다.
지난달 한 유명 완구 유튜버가 자사 채널에서 소개하면서 폭발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시장에는 이미 만두·땅콩·완두콩 모양으로 변형한 제품부터 인기 게임 '어몽어스'의 캐릭터 모양을 한 제품, '피젯 스피너'와 결합한 제품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 상태다. 가격은 1천원대부터 2만원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사상 최악의 불황을 맞았던 문구업계는 모처럼 손님이 몰리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원 대왕문구 사장 조혜숙(61)씨는 "요즘 없어서 못 판다"며 "푸시팝을 사러 찾아 온 손님이 다른 제품까지 구매하면서 지난해 어린이날 대목보다 매출이 3~4배는 올랐다"고 말했다.
용인의 한 지역 맘 카페에는 'A4 크기의 대형 푸시팝을 파는 문구점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자녀가 10~30㎝ 크기의 소형 푸시팝은 이미 몇 개를 갖고 있는 터라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대형 푸시팝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푸시팝이 갑작스럽게 인기를 끌면서 우려를 표명하는 업계 관계자도 나왔다.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은 "푸시팝은 중국산 수입제품이 대부분이라 국내 완구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며 "특히, 법적으로 완구는 사용연령이 13세 이하인데 푸시팝의 경우 일부 제품이 사용연령을 14세 이상으로 설정해 관련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