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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텔 주차장에 벤츠 차량이 통행로에 버젓이 주차돼 있다. 2021.5.4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물 사진 캡처

인천에서 일부 몰지각한 차주들의 '무개념 주차 횡포'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도 주차 공간이 아닌 차량 통행로에 고가의 승용차가 제멋대로 세워졌고, 해당 차량에는 주차 위반 경고 스티커를 붙이지 말라는 내용의 협박성 메모까지 붙은 사실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면서 네티즌들의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텔'(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친 말)에서 있었던 벤츠 차량의 '무개념 주차'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정해진 주차 구역이 아닌, 차량이 오가는 통행로에 세워져 있는 벤츠 사진 4장을 함께 올렸다. 그는 "여기는 송도에 있는 아파텔입니다. 주차장에 무개념 주차를 너무나도 당당하게 해놨다"며 "(차량) 앞에다가 딱지 붙이지 말라고 욕과 함께 (메모를) 써놨네요.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 속 벤츠 차량 앞유리의 메모에는 '딱지 붙이는 XX 그만 붙여라. 블랙박스 까고 얼굴 보고 찾아가서 죽이기 전에. 주차 공간을 더 만들든가 허리디스크 터졌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작성자의 게시글에는 벤츠 차량의 무단 주차를 비판하는 내용 등 각종 댓글이 5일 오후 3시 기준 200개 넘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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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텔 주차장 내 통행로에 버젓이 세워진 벤츠 차량 앞유리에 있는 협박성 메모. 2021.5.4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물 사진 캡처

일부 차주들의 이런 주차 횡포는 인천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달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차량 통행로에 제멋대로 이중 주차를 해놔서 다른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경차 전용 주차공간 2개 면을 독차지하는 벤틀리 차량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 벤틀리 차량 주차한 사람은 경비원들이 입주자 규약에 따라 주차 위반 경고 스티커를 붙이자, 화를 내며 "책임자 나오라"고 소리치고 반말로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선 지하주차장 '임시 주차구역'에 차를 세워놓은 아우디 차주가 '토요일 스티커 붙이면 가만히 안 있을 거니까 절대 붙이지 말 것! 정말 화나니까'라는 황당한 메모를 남겨 주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다수의 입주민이 사용하는 공동주택 주차장에서 무개념 주차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처벌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공동주택 내부의 자동차 통행로나 주차장은 대부분 도로교통법의 적용 범위인 '도로'에 해당하지 않고, 주차장 내 정해진 주차 공간이 아닌 곳을 주차금지 구역으로 보기도 어려워 과태료나 견인 등을 강제하기 어렵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