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만 보면 제고 이전을 반대하는 의견 일색이지만 제물포고 이전 재배치에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이다.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시민·학부모 단체 등이 지금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낸 반면, 동문회는 제고 이전을 찬성하고 있다. 동문 10명 가운데 9명은 이전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이전을 반대하는 측은 제고 이전이 구도심 공동화(空洞化)를 가속화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전을 찬성하는 쪽은 제고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통·폐합의 위기에 놓여있어 이전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전을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쪽 모두 구도심 인구가 줄고 학생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인구 추이를 보면 동구 인구는 2006년 7만5천699명에서 2011년 6만1천680명으로 15년 새 1만4천여명이 줄었다. 중구도 영종국제도시를 제외하면 2006년 7만5천699명에서 2021년 7만1천14명으로 줄었다. 인천시 전체인구는 꾸준히 늘었는데 두 지역 인구는 계속 감소했다.
멀리서 학생을 채워야 하는 제물포고의 학생 선호도는 떨어졌다. 2021학년도 1지망 지원 학생 비율은 57.5%로 일반고교 평균 88.5%를 크게 밑돈다. 또 6지망 이하 지원 학생 비율도 37%로 일반고 평균 0.8%보다 월등히 높다. 결국 최근 5년 동안 학생 수가 30% 이상 급감하며 교육부의 통폐합 대상 학교의 처지로 전락했다. 해답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무작정 학교를 붙잡아두는 것이 과연 답이 될까.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체교육팀 차장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