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규작 봄이오는소리
김영규 作 '봄이 오는 소리'.

서양화가 김영규의 개인전 '거친 붓질-꽃을 탐하다'가 최근 인천시교육청 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22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에서는 구상(具象)과 비구상(非具象)을 넘나드는 김영규 작가 특유의 신작 아크릴화 57점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22m×1.8m 크기의 대작을 비롯해 100호 이상 크기의 작품 13점과 소품 등이 어우러져 590㎡ 크기의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전시 공간을 '생명', '시간', '탄생' 3개의 섹션으로 나눠 작품을 전시했다. 특히 '22m 꽃밭을 거닐다'는 한 작품 속에서 봄에서 겨울, 겨울에서 봄으로 실제 꽃밭을 거닐듯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영규 작가는 "사물을 눈에 보이는 그대로 묘사하는 그림보다 대상으로부터 받은 감동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즐긴다"고 자신의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꽃을 그릴 때 그는 시신경을 통해 뇌가 인지하는 '환영(illusion)'만을 표현하는 것을 거부한다.

꽃을 그리지 않고도 꽃을 느낄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본질을 표현하려고 애쓰고 꽃을 그저 단순히 예쁘게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뚫고 새순을 틔우는 것처럼 피어나는 '생명'이라는 본질을 캔버스에 담아내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는 "작은 꽃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우주의 신비를 느낄 수 있고 언어로 형언할 수 없는 생명의 탄생과 소멸이 담겨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에서 열리는 올해 첫 초대전이기도 하다.

김영규 작가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성장했다. 순천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한려대학교 부총장, 순천예총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작가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내(조화현 i-신포니에타 단장)의 고향인 인천에서 인정받고 싶어 이번 초대전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