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청수초등학교 비보호좌회전02
10일 오전 8시45분께 김포시 운양동 청수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한 차량이 녹색 직진신호에 비보호 좌회전을 하고 있다. 2021.5.10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포 청수초·김포제일고 인근, 스쿨존 불구 도입… '학부모 반발'
경찰 "주민 요구 반영… 보행자 접촉 차단·단속카메라 추가 예정"


학생 수천 명의 통학로인 김포지역 한 어린이보호구역에 비보호좌회전이 허용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0일 오전 8시40분께 김포시 운양동 청수초등학교 정문 앞 교차로 삼거리에는 건널목 3곳마다 등교하려는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오전 9시가 임박했을 때는 보행신호가 빨간불임에도 몇몇 초등학생이 도로를 가로지르는 장면도 목격됐다.

제한속도 30㎞/h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해당 교차로는 바로 옆에 1천800여명이 다니는 청수초와 1천60여명이 재학 중인 김포제일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학생들의 유일한 통학로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곳이지만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비보호좌회전을 용인하는 신호체계로 안전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취재가 진행된 동안에도 교차로에 아이들과 학부모가 인산인해를 이뤘으나 녹색 직진신호에 하성면 방면으로 좌회전하려는 차량이 꼬리를 물었다.

반면에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접속)와 연결되는 인근 운양초·운양고 앞 왕복 4차로 약 1㎞ 구간의 경우 양방향 어디에서도 비보호좌회전이 불가능한데, 이처럼 교통 흐름상 정작 필요한 곳에는 금지해 놓고 청수초 앞에만 '위험한 좌회전'을 허용한 데 대해 학부모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모(39·여)씨는 "하성 쪽이나 서울을 오가려면 근처 큰길로도 우회할 수 있는데 굳이 어린이보호구역에 비보호좌회전을 허용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운전자들이 신호를 지키면 다행이지만 무리하게 좌회전하는 차들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측도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비보호좌회전 표지판을 설치한 건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모든 교통정책은 주민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고, 이곳 역시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비보호 겸용 좌회전을 도입하게 됐다. 좌회전 전용신호만 사용하면 주변 아파트단지 통행량으로 인해 정체가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편도 3차로 이상이거나 별도의 포켓차선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되다 보니 비보호좌회전으로라도 정체를 해소해보려는 것"이라면서 "건널목 동시 보행신호를 통해 차량과 보행자 간 접촉을 차단하고 있으며 조만간 단속 카메라도 추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