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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항 배후부지 인근에서 경찰관들이 지난달 22일 노래주점에서 실종된 40대 남성 A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노래주점 업주 B씨를 체포했다. 2021.5.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의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남성이 실종된 사건(5월 4일 6면 보도="외출한 아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노래주점서 40대男 실종 수사중)과 관련해 경찰이 30대 남성인 주점 업주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체포했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노래주점 업주 A씨를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께 자신이 운영하는 중구 신포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남성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가 지인과 함께 A씨의 노래주점에 손님으로 온 날은 지난달 21일 오후 7시 30분께. 지인은 2시간이 지난 후 노래주점을 나왔으나 B씨는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외출한 아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B씨 아버지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B씨의 실종과 관련해 수사전담반을 꾸린 경찰은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장 감식 결과와 CCTV 등을 토대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당시 B씨는 112에 직접 신고를 했으나,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오전 2시5분께 B씨가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지만, 인천경찰청 112상황실은 B씨의 신고를 접수하고도 관할 경찰서인 인천중부경찰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B씨의 신고 전화에선 구조를 요청한다거나 피해를 호소하지 않았고, 몸싸움을 벌이는 정황은 없어서 이를 접수한 근무자는 생명에 위험이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지 못해 별도의 지령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신고 상황을 전반적으로 조사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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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항 배후부지 인근에서 경찰관들이 지난달 22일 노래주점에서 실종된 40대 남성 A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노래주점 업주 B씨를 체포했다. 2021.5.1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노래주점 안에서는 B씨의 혈흔이 나왔다. B씨의 행적은 지난달 22일 노래주점 방문 이후로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B씨의 실종 이후 계속 꺼져 있는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위치도 노래주점 주변 지역인 것을 파악했다. B씨의 휴대전화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22일 오후 범행에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락스와 청테이프 등을 노래주점 인근 마트에서 구입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이달 12일 오전 8시 30분께 A씨를 주거지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12일 B씨 시신을 찾기 위해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A씨의 차량 이동 경로 등을 봤을 때 인천신항 일대가 유력한 시신 유기 장소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A씨는 현재 살인·시신 유기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앞서 그는 실종 신고 이후 경찰에 "B씨가 새벽 2시 조금 넘어서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하다가 나갔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압수수색한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수사를 어느 정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