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완성된 '솔바람 소리'는 한 역사학자의 삶과 학문 그리고 어머니, 조선 후기의 향촌과 실학, 일제 강점기 민족의 저항, 정조시대의 수리시설 만년제 연구 등을 다룬 장편 회상기다.
책 수집과 독서, 글쓰기에 힘쓰던 젊은 날의 저자의 모습을 회상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베푼 어머니와 조부모님의 은공을 기리는 헌사로 시작하는 책은 조선 후기 향촌 사회와 실학, 화성 신도시 건설과 경기지역 향촌 사회의 변화 등에 대한 연구과정에서 얻어진 논고들을 다룬다.
이 중 화성 신도시 건설과정에서 축조된 만년제의 역사적 배경과 수축의 의의를 구조적·실증적으로 파헤치고 민족영웅 안중근의 국권 회복운동과 민족사학자로서 불멸의 업적을 남긴 단재 신채호의 민족주의의 특징 및 초기 역사 전기물의 내용을 살핀다.
한편, 저자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60년대 4·19혁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4·19 세대 역사학자로 통한다. 1980년대에는 지식인으로서 민주화운동에 가담했다가 교수직에서 해직됐다가 복직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