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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신고 접수한 상황실 조치 않고
구청에 집합금지 위반 통보 안해

업주 혐의 인정·유기장소 실토
시신은 철마산 풀숲에서 찾아


인천 한 노래주점에서 40대 남성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업주는 술값 문제로 피해자가 112에 신고한 직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은 경찰은 자체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인천중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감염병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노래주점 업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6~24분 사이에 40대 손님 B씨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하루 전날인 21일 오후 7시30분께 지인과 함께 노래주점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닷새 뒤 B씨의 아버지는 "외출한 아들이 귀가하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씨가 "지금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 술값을 낼 돈이 없다.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혼나 볼래"라며 112에 신고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당시 B씨가 112에 직접 신고했지만, 이를 접수한 인천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은 담당 경찰서인 인천중부경찰서에 출동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래주점 영업이 금지된 새벽 시간대였으나, 신고를 받은 상황실 근무자는 구청에 집합금지 위반 통보와 신고 위치 조회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긴급하거나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통화가 끝날 때쯤 신고자가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을 했고, 경찰관은 이를 신고 취소로 받아들이고 먼저 전화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출동 지령을 내리고 현장을 확인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며 "자체 조사를 통해 미흡했던 점이 파악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범행 이틀 뒤인 24일 노래주점에서 B씨 시신을 훼손해 비닐봉지에 담아 자신의 승용차에 보관하다가 26~29일 사이에 인천 부평구 철마산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5월 12일 인터넷 보도)

A씨는 경찰 초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뒤늦게 살인 등 혐의를 인정하고 시신을 버린 장소를 경찰에 실토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12일 오후 7시30분께 철마산 중턱 풀숲에서 심하게 훼손된 B씨의 시신을 찾았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14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