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조차 안 한 8살 딸 살해 '비정한 어머니' 징역 25년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서 사실혼 관계인 남성과 낳은 아이 출생신고 문제로 갈등하다가 '경제적 지원' 소홀히 한다는 이유 자택서 딸의 코와 입 수건으로 막아 살해…시신 1주일 방치 법원 "어린 딸 생명 빼앗고 동거남에게 정신적 고통 줘"

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 A(44·여)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7 /연합뉴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한 뒤 시신을 집에 방치한 40대 어머니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호성호)는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4·여)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8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자택에서 딸 B(8)양의 코와 입을 수건으로 막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1주일간 딸의 시신을 집에 방치하다 같은 달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신고 당일 화장실 바닥에 이불 등을 모아놓고 불을 붙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혼 관계인 C(46)씨와 지내며 B양을 낳게 되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C씨와 지난해 6월부터 딸의 출생신고 문제로 갈등하다가 경제적 지원을 소홀히 한다는 이유로 딸을 살해해 복수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갈등을 빚던 동거남의 복수를 위해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 딸의 생명을 빼앗았고, 이로 인해 동거남에게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줘 또 하나의 생명을 뺏은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