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국가대표가 되려면 서울로 가는 게 정답입니다."
'제2의 박태환'으로 불리며 각종 신기록을 경신해 태극마크까지 달게 된 황선우(서울체고)가 수원이 배출한 인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서울로 진학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가 '체육 웅도'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수영 종목만큼은 모든 인재가 서울행을 십 여년 이상 지속하고 있어 학생 엘리트(전문) 선수들을 관리하는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제주종합운동장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1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경기 결과, 황선우(남자 자유형 100m·자유형 200m), 조성재(제주시청·남자 평영 100m), 김서영(경북도청·여자 개인혼영 200m), 문승우(전주시청·남자 접영 200m), 이주호(아산시청·남자 배영100m·배영 200m), 한다경(전북도체육회·여자 자유형 1천500m), 이은지(서울 오륜중·여자 배영 100m·배영 200m) 등 7명이 도쿄올림픽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이들 중 경기도 또는 시·군 소속 실업팀 선수들은 없지만, 3명이나 도 자원 인재들인 것으로 17일 파악됐다. 황선우는 수원 팔달초와 매현중을 다니다가 서울체중으로 전학을 갔다. 조성재는 안산 청석초를 거쳐 서울체중으로 입학했다. 김서영의 경우 수원 천천중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경기체고로 진학했지만, 국가대표에 발탁된 뒤 경북도청 소속으로 출전하고 있다.
황선우 등 한국 수영계를 이끄는 자원들이 서울로 몸을 옮긴 원인에 대해 경기도 체육계에서는 '도교육청의 역할 부재'를 꼽았다.
50m 수영장을 보유한 경기체중·고 수영장은 학교 선수들 외 인근 지역 선수들이 40일 상당의 겨울방학 기간 중에서도 단 2시간만 개방을 해주고 있으며, 그 시간 동안에도 여러 학교 선수들이 1개 레인에 10명씩 합동훈련을 진행하는 열악한 실정이다. 지난 겨울에는 전국 체중·고교 수영장들이 학교장 재량 아래에 운영됐지만, 경기체고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시설 이용이 불가했다. 화성 병점초 역시 50m 레일을 보유했는데, 진안중 외 선수들은 사용이 거의 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 삼성초에도 50m 풀이 있지만, 신성중·고교 선수를 대상으로 오후 5시~7시까지 제한적으로 훈련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서울체고·한국체대·올림픽수영장·잠실수영장 2개소 등 학생 선수 전용 수영장에서 개인 클럽팀 선수들까지 불러들여 철저한 방역 수칙 속에 실력을 갈고 닦았다. 도 수영계에서는 15년 전부터 매년 3명 이상 서울로 인재 이탈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학생 선수의 진학은 결국 본인과 지도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지 교육청의 책임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다음 주 중 시·군체육회와 종목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개선안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