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스퀘어원·CGV연수서 3일간 열려
키워드 '무지개 난민' 성소수자 박해 초점
인천의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디아스포라영화제가 21일 인천 스퀘어원, CGV인천연수에서 개막해 3일 동안 열린다.
올해로 9번째로 열리는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찾아온 58편의 작품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상영작 중 8편의 작품은 영화제를 통해 한국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우리나라의 첫 공식 이민이 시작된 도시 인천에서 열리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인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문화 행사다. '디아스포라(Diaspora)'란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인데, 지금은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나 사람들을 뜻하는 말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올해 영화제 주요 키워드는 '무지개 난민'이다. 성 소수자는 세계 많은 국가에서 박해를 받고 있고 심지어 그 박해는 생명의 위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개막작인 레카 발레릭 감독의 '침묵의 목소리(Silent Voice)'. 살아남기 위해 러시아 체첸을 탈출해야 한 성 소수자의 다큐멘터리다.
올해 영화제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디아스포라영화제 답게 '경계'혹은 '국경'을 허물고 상영작의 국적과 상관없이 장편과 단편으로 작품을 나눴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선 인천의 도시 특성을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이 경인철도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길 위의 도시, 인천' 강좌를, 지난 4월, 14개월 만에 인천국제공항 밖으로 나온 인천공항난민의 이슈와 제도적 문제점을 다룬 '공항 난민 : 공항에 갇힌 사람들을 만나다'라는 토크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이혁상 감독은 "인천은 디아스포라적 삶을 살아가는 각각 다른 역사·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살아가는 용광로 같은 도시"라며 "영화제에서 다루는 이슈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다 건너 이웃, 또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관객 여러분이 영화제를 통해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