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삼송 주민갈등 해소 아파트 관리사무소
18일 오후 고양 삼송 LH 신원마을4단지아파트 주민들이 금연 상담을 받고 있다. 2021.5.18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고양시 한 아파트 '주거지원센터'
피해호소 늘자 외부흡연장 확충
꾸준한 홍보… 민원 큰 폭 감소
층간소음 '위원회' 구성 해법도


아파트 내 흡연으로 인한 가구 간 갈등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 중인 가운데 고양지역 한 국민임대아파트가 관리책임자들의 노력으로 흡연 민원을 크게 줄여 주목받고 있다.

고양 삼송 LH 신원마을4단지아파트 주거행복지원센터(옛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천302가구 규모로 준공한 이 아파트는 입주 직후부터 흡연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매월 20~30건씩 이어졌다. 이에 센터는 금연아파트 지정을 주민들과 논의했으나 이럴 경우 가구 내 흡연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무산됐다.

지난해부터 센터는 아파트 바깥 구석진 위치를 찾아 흡연장을 충분히 조성, 주민들의 외부 흡연을 유도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효근(62) 관리과장은 최근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에 찾아가는 금연상담서비스를 요청하는 한편, 직원들과 함께 현수막과 방송으로 캠페인을 꾸준히 펼쳤다. 금연상담서비스는 현재까지 50여명을 금연으로 이끌었으며, 그사이 흡연 민원은 월평균 2~3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센터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반려견 '층견소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 과장 등은 전국 최초의 '개 짖음 방지도구'를 개발해 200여가구에 보급했다. 재활용 캔에 나사못을 넣고 밀봉한 이 도구를 담요 위에 올려두면 반려견이 종일 갖고 놀면서 짖지 않았다.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가장 심각한 갈등은 층간소음이었다. 소형아파트라 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센터는 덕망있는 주민들로 '층간소음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원인제공자와 피해자를 따로 불러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또 클래식 음악을 구체적으로 선곡해 권했다.

이 과장은 "층간소음이 살인도 부르는 시대 아니냐. 클래식 음악을 권한 게 어떤 방법보다 효과가 컸다"며 "작은 갈등을 하나하나 해결하며 살기 좋은 아파트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