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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장소로 내건 오산 내삼미동 공유지 전경. /오산시 제공

"삼성과 인연 없는 오산시가 '이건희미술관' 유치에 나선 까닭은?"

삼성그룹은 물론 고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의 갖은 연관을 들며 전국의 지자체가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선 가운데, 이중 삼성과는 연고와 인연이 없는 상태에서 유치 도전장을 내민 오산시의 행보(5월17일자 1면 보도)가 유독 눈에 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시 내삼미동에 준비돼 있는 부지가 있고, 불과 2달 후면 착공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산 내삼미동에는 과연 어떤 땅이 있길래 곽 시장이 자신만만해 하는 걸까?.

곽 시장이 말한 내삼미동은 시 소유의 공유지가 있는 곳이다. 내삼미동 공유지는 오산시에게는 애증(?)의 땅이다.

서울대병원 유치라는 목표로 아래 지난 2008년 시가 12만7천51㎡를 516억8천700만원에 매입했다.

국회의원 등 지역정치권의 공약과 약속을 통해 시작됐지만 결과적으로 병원 유치는 실패했다.

급기야 금싸라기 땅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10년 넘게 방치됐다. 이후 곽 시장의 갖은 유치노력에 복합안전체험관과 미니어처전시관 등의 유치가 확정돼 조만간 선을 보일 예정이지만, 전체 부지의 절반 가량은 아직도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오산시는 이곳에 가족복합 문화시설인 '잭슨파크'를 조성하겠다며 지난 2019년 협약까지 맺었지만, 내부 반대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한류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제작을 위한 세트장도 이곳 2만1천㎡ 부지에 조성 됐지만, 드라마 흥행 실패와 코로나19로 인한 한류 관광객 유치에도 실패하면서 이 역시 재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기부'로 명명된 '이건희 미술관' 건립계획이 공개됐고, 오산시는 오산지역이 '문화·관광'의 중심지이자 경부고속도로 축과 인접해 국민들의 접근 편의도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술관 설립 입지에 적합지 임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해당 부지는 봉담~과천 간 고소독로 북오산IC에서 1㎞ 거리 밖에 되지 않으며, 경부고속도로, 전철, 고속철도 및 국도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3만8천961㎡에 달하는 대규모 부지가 별도의 토지보상 등 행정절차가 필요치 않다는 게, 타 지역보다 앞서는 경쟁력이다.

오산시 관계자는 "오산에 삼성그룹 사업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 사업장이 오산을 둘러싸고 있으며 삼성에 재직중인 시민도 많다"며 "삼성전자도 매년 오산시 지역사회 공헌에 동참해 주고 있다. 수도권에서 삼성과 연관없는 지역이 어딨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도 "오산시와 곽상욱 시장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내삼미동 공유지 활용과 관련한 퍼즐을 채우고 시민들에게 완성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때마침 이슈가 된 이건희 미술관의 유치가 경쟁력을 중시해 결정된다면 오산시 유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