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ㄶㅇㅁㄶㅁㄴ.jpg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한 무선주파수 인식기술(RFID) 복사기. 아파트 도어락을 짧은 시간에 복사할 수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무선주파수 인식기술(RFID)을 활용한 아파트 공동현관과 집 현관문의 도어락을 쉽게 복제할 수 있는 기기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범죄에도 악용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RFID 복사기'를 검색하자 6천개가 넘는 상품이 등장했다. 국내 쇼핑몰을 포함해 해외 직구 사이트 등에서 손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대부분 복제기는 2만~3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아무런 제약 없이 유통되고 있는 RFID 복사기를 구매해 작동해 봤다. 동료 기자의 아파트 도어락 RFID 카드를 갖다 대자 약 3초 안에 스캔이 완료됐다. 복사된 RFID 정보를 옮길 공(空) 카드나 스티커 등 위에 올려 '쓰기' 버튼을 누르자 즉시 복사됐다. RFID 카드를 복사하는 데에는 20초 안팎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복사한 이 아파트 도어락 카드키로 동료 기자의 아파트를 출입할 수 있었다.

RFID 복사기는 회원카드와 도어락 관리 용도로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개의 RFID 카드를 만드는 것보다 복사해서 사용하는 게 훨씬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RFID 복사기가 범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본 카드만 있으면 30초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쉽게 복사할 수 있어서다. 도어락 등에서 활용되는 RFID 카드키는 제작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킹이나 복사를 막을 수 있는 보안 기능을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하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변경수 교수는 "RFID 복사기는 누구나 손쉽게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어 범죄에도 악용될 소지가 크다"며 "무분별하게 유통·판매되는 것을 막을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