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813만명의 10%에 육박하는 78만6천여명이 치매 환자일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치매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번 주말에는 온 가족이 함께 치매를 소재로 한 연극 한 편을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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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엄마를 찾습니다'의 한 장면. /대중아트컴퍼니 제공

인천에서 활동하는 극단 '대중아트컴퍼니'가 치매 환자를 둔 가족의 갈등을 다룬 연극 '엄마를 찾습니다'를 주말마다 인천 서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대중아트홀' 무대에 올리고 있다.

'엄마를 찾습니다'는 가족 구성원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가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코믹과 약간의 액션이 어우러지며, '해피 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줄거리는 이렇다. 남들이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사이 좋은 부부인 남편 후니와 아내 서니, 둘 사이에 금이 생기기 시작한다. 치매 환자인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문제 때문이다. 시누이와 갈등도 심해졌다. 가족을 돌보고 치매인 시어머니까지 간호해야 하는 부담을 이기지 못한 서니는 시어머니를 전문 시설로 모실 것을 제안해 보지만 남편 후니는 "멀쩡한 아들이 있는데 어떻게 시설로 보내느냐"며 반대한다.

극한 의견대립으로 부부 사이는 멀어지고 시누이와의 관계도 점점 더 나빠지는 가운데, 정신이 온전치 못한 어머니가 급기야 행방불명이 되는 사건이 빚어지며 이들 가족의 갈등은 더 악화한다. 가족들은 충격에 빠진다. 이들 가족은 사라진 엄마를 찾아 나서며 '엄마'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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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엄마를 찾습니다'의 한 장면. /대중아트컴퍼니 제공

극본을 쓰고 직접 출연한 이정훈 예술감독은 "연극 '엄마를 찾습니다'는 치매 부모님을 모시는 우리네 가족들의 일상이야기로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정작 어렵고 힘든 건 치매 환자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그 환자를 부양하는 가족인데, 거기서 오는 가족구성원들의 심적 갈등을 연극적 표현방식으로 코믹하게 담아냈다"고 설명한다.

장혜선 대중아트컴퍼니 대표는 "코로나19로 더욱 취약해진 이 생태계에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위해 세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족 이야기"라며 "이 작품이 가족과 주변의 지극한 정성으로 돌보는 치매 노인들께서 건강이 좋아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극 '엄마를 찾습니다'는 인천 서구 검단로768번길 18 2층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대중아트홀'에서 매주 토·일요일 오후 4시에 만날 수 있다. 공연은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