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의한 환경파괴는
삶의 터전 잃은 동식물 존재 위협
모든 포유류 개체 50% 사라져
생물종 다양성 안정된 생태계 토대
'자연 존중' 인천서 시작되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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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현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장
매년 5월22일은 UN이 지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1993년 UN 총회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전 세계가 모든 생물을 보호하고자 마련된 협약을 기념하고 생물종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보존을 위해 제정한 날이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여행할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세계 여러 곳에는 다양한 자연 풍경이 있다. 울창한 나무로 뒤덮여 있는 열대 우림, 모래와 바위로 가득한 사막,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극지, 산호초가 펼쳐진 옥색의 바다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생태계에는 그 지역에 가장 알맞게 발달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인간이 발견하여 구분하지 못한 생물까지 포함해 1천만종 이상의 생물이 지구상에 살고 있을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생태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종을 생각할 때, 우리 인간은 지구상에서 압도적으로 공간적 우위를 차지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인간의 간섭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다시 인류에 큰 위협이 된다. 코로나19의 시작은 2019년에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박쥐나 천산갑과 같은 동물에서 인간에게 옮겨온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는데 구체적인 전파경로는 알 수 없으나 근본적으로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파괴가 가장 심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숲의 나무를 잘라내고 산을 깎아서 사람이 들어가다 보니 원래 자기가 살던 삶의 터전이 없어진 박쥐는 어쩔 수 없이 사람과 함께 살 수밖에 없었고,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질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인간에게 옮겨진 바이러스는 또 다른 이에게 전파되는 일이 연속되면서 지금과 같은 팬데믹 사태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는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실제로 1980년대부터 전염병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중 70% 이상이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진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더 많이 그리고 더 심각한 전염병들이 생길 것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인간에 의한 환경의 파괴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동식물에 존재의 위협이 된다. 과학자들이 수천 종의 척추동물 개체 수 감소를 분석한 결과 최근 몇십 년 동안 모든 포유류 개체의 50%가 사라지고, 육상 포유류는 서식지의 80%를 상실했다는 자료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생물종의 감소는 심각한 연쇄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생물종의 다양성은 먹이사슬과 건강하고 안정된 생태계를 이루는 토대가 되는데 모든 생물은 다른 생물과 마치 그물처럼 관계를 이루고 살아간다. 이러한 생물 다양성의 관점에서 볼 때, 기후변화는 위기를 넘어 삶의 재앙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는 서랍 속의 자원 캐기 폐휴대전화 수거 캠페인, 학교 내 텃밭 가꾸기, 생활 속 탈 플라스틱 실천 등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실천적 활동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우리 인간 또한 다른 생물들과 똑같이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물종이며 더욱이 인간은 자연이 주는 최고의 혜택을 누리고 살아가고 있다. 첫째는 자연의 동식물로부터 매일 먹거리를 받고 있다. 둘째는 정신적, 문화적 위안을 받아 가고 있다. 셋째는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자연이 인간에게 어떤 이익을 주고 있는지를 따져보고, 인간이 마음대로 사용하고 낭비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도 필요하다. 특히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져 가야 하는 공간이라는 것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한번 잃어버리면 어쩌면 영영 되찾을 수 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생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사회의 여러 가지 다양성을 이해하는 눈이 되기도 한다. 또한 건강한 자연과 사회를 이루는 다양성은 포용성을 필요로 한다. 바다는 '받아들인다'의 준말이라고 한다. 바다는 강물을 거부하는 것 없이 받아들인다고 한다. '해불양수'의 지역인 인천은 자연을 포함하여 사회적으로도 이미 다양성을 확보한 도시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가 유럽의 다양한 학자들과 예술가들을 받아들여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듯이 포용력을 가진 도시 인천이 자연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천에서 시작된'이라는 창의성을 가진 도시가 되길 기대한다.

/심현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