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원업무 경감을 위한 인터넷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수기로 이뤄지던 업무의 상당량을 디지털화함으로써 잡무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학교 간 대동소이한 업무자료가 직관적으로 공유되는 등 교사들의 일손을 덜고 있다.
김포교육정보플랫폼(가칭)이라 부르는 이 프로그램은 일선 교사들이 원하던 부분을 파악해 '사용자 맞춤형'으로 설계됐다. 학교 현장에서 수합, 즉 설문조사 등의 데이터를 거두고 합치는 업무가 매우 과중했던 상황에서 교사들이 프로그램에 동시다발적으로 입력하면 곧 통계로 완성된다.
이를테면 기존에 교내 월중행사 일정을 만들려고 하면 위에서 양식을 교사들에게 뿌리고, 교사들은 이 양식지를 돌려가며 수기로 적어 넣은 뒤 이를 다시 취합해 수정해서 다시 뿌리는 식이었다.
또 이전에는 인사이동 시기에 교사가 엑셀 문서 인사점수표를 기재해 제출하고 교육청에서 일일이 검수하며 수정보완을 거치는 등 사실상 수작업으로 시간이 오래 소요됐는데, 김포교육정보플랫폼은 이러한 문제를 한 번에 개선했다.
네이버와 구글에도 설문폼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교사조직의 특성을 반영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분명히 구분된다. 기성 프로그램은 주로 메신저와 쪽지 등 커뮤니티기능으로만 사용되고 자료의 누적관리도 안 됐으나 김포교육정보플랫폼은 교사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탑재했다.
사용자들의 불편사항을 수렴,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 같은 혁신은 기성 프로그램에 약간의 변형만 준 수준이 아니라 백지 위에 교사들만의 밑그림을 그렸기에 가능했다. 시작은 안성원(42) 대곶초 교사의 퀘스천마크였다. 컴퓨터교육을 전공한 안 교사는 대학 시절 교내 정보자료실에서 일하며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상하이한국학교에 한국형 생활기록부시스템을 구축해 줄 정도의 실력자인 그는 도내에서 10여명만 차출된 경기도교육청 교원업무정상화(교원업무 경감)팀에 몸담는 동안 정책과 현실의 괴리를 경험했다. 이에 2015년 나비초 재직 당시 스스로 지금의 초기 모델을 실험했다.
2018년부터는 동료 교사들도 속속 뜻을 함께했다. 양곡초 정성기(47)·김재희(44), 월곶초 손재은(34), 통진초 이동준(29) 교사가 개발팀에 합류하고 향산초 김태윤(29) 교사는 프로그래머 부사수를 맡았다. 장소가 마땅치 않아 초기에는 노인정에서 만나 머리를 맞댔고 나중에는 아예 원룸에 사무실을 꾸려 밤을 지새웠다.
이들의 소식을 듣고 지원에 나섰던 김포교육지원청은 최근 김포교육정보플랫폼을 공식프로그램으로 채택, 한 달간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17일부터 관내 47개 초교에 전부 보급했다. 프로그램은 조만간 타 시·도 및 각급 학교의 여건에 맞춰 확산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