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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천 부천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당대표님과 협의'라는 제목의 글. /장덕천시장 페이스북 캡처

시민을 대표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SNS 채널에 정치인과 공기업 기관장을 높이는 존칭을 쓴 글을 올려 때아닌 맞춤법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노린 전략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장덕천 부천시장은 지난 25일 오후 7시께 페이스북에 '당대표님과 협의'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을 첨부한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장 시장은 "3기 신도시의 성공적 추진(부천과 하남은 GTX-D 원안 관철 포함)을 위해 8개 신도시 시장들이 송영길 당대표님과 협의의 자리를 가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전 정부의 신도시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도록 3기 신도시 발표 당시의 내용 들을 잘 관철시키고 기업유치 등 자족기능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차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함께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쓴 뒤 당시 회의 모습이 담긴 사진 세 장을 올렸다.

81만명에 달하는 부천 시민의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이 같이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비난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존칭을 사용한 부분에 대해선 향후 자신의 거취를 대비한 계획적인 행동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면서 장 시장의 자질 논란과 함께 공천 준비를 위한 계획된 행동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엔 실수로 맞춤법을 틀린 줄 알았다"면서 "시민의 대표이자 단체장이 그것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현 정치인에게 '님'이란 존칭을 썼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히 "비공식적인 자리에선 아마도 상전 모시듯 행동할 것 같은데 내년 공천 때문이라고 해도 시민의 대표로서 할 행동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민, 부천시민보다 당 대표나 LH 사장이 상전일 수는 없다"며 "부천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한글 어법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어법에 좀 안 맞지만 시장님은 시의원, 국회의원 등 외에도 일반적으로 타인들 언급할 때 '님'자를 붙인다. 공천하고는 전혀 관련 없다"며 "그리고 기초단체장 공천 관련된 것은 원칙적으로 경기도당에서 결정된다"고 해명했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