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한명 학생 천명 담당 꼴
감염병 대응 의존도 너무 높다
업무 정상화없이 학교방역 힘들어
골든타임내 조치 보조인력 배치
전문성 확보 교육 여건 마련 급해

정윤경
정윤경 경기도의회 교육기획委 위원장
6월이다. 예년 이맘때 학교는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을 갈 생각으로 신나서 터뜨리는 웃음소리가 넘쳐났지만, 지금은 예전 같은 활기찬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교육기획위원장 선출 이후 10개월 동안 많은 교육가족들의 민원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정담회 개최 등을 통해 소통하는 가운데 학교 코로나19 현장에서 가장 고생하는 보건교사들의 고민에 깊은 공감을 하며 경기교육의 보건정책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코로나19시대 많은 사람이 실내에서 장시간 함께 생활해야 하는 학교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의 사전 예방과 조기 발견 및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학교 보건교육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예기치 못한 질병들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보건교육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학교 현장의 물적·인적 인프라는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21세기 들어 2003년 사스(SARS)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MERS), 2019년 코로나 19까지 인류를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규모 신종 바이러스의 유행을 보며 향후 5년 이내에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견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2016년부터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 대응 매뉴얼'을 개정하면서 감염병 발생 시 학교 내 대응 주체를 모든 구성원으로 확대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감염병 대응 업무에 보건교사 의존도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 명의 보건교사가 천명 정도 학생들의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의료인의 전문성이 필요한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하는 곳이 보건실이다. 그러다 보니 보건교사는 교육자이자 의료인이며 때론 보호자 역할까지 감당해야 하므로 그 책임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즉 학교의 학생건강권 유지의 핵심인력인 보건교사는 보건계획수립에서부터 학생들의 성교육, 보건교육,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등 그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경기보건 교육정책의 방향성과 내용성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며 궁극적으로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할 경기 학교 보건교육정책에 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보건교사의 업무 정상화 없이는 코로나19 학교방역도 학생을 위한 보건교육과 건강관리도 온전히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도교육청은 현장의 실태를 우선 파악해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학교에서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 내 적정한 응급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과밀학급·과대학교의 보건교사 보조인력 배치기준을 현행화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서 도교육청과 학교의 교량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보건 전문직을 교육지원청에 배치하여 보건교사의 장학 및 연찬도 책임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의료인인 보건교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건교육과 건강관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생의 소중한 건강권과 보건교사의 책임있는 보건교육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학교 내 구성원들 간 합의가 필요하다.

사실 이상과 같은 과업을 풀어나가기에 지금 과 단위로 운영되는 학생건강과를 향후 국단위로 승격하여 조직의 확대와 인력의 충원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안 또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경기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하면서 경기교육정책이 대한민국의 미래교육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정윤경 경기도의회 교육기획委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