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 전문기자의 촉으로 풀어내는 경기·인천 정치 이야기
'포스트 이재명' 시즌 돌입한 경기도 정가.
요즘 경기도 지역 정가에는 차기 경기도백에 대한 관심도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하면서 지사 사퇴 시점에 관심이 높아지고, 차기 지사를 꿈꾸는 유력 정치인들도 기지개를 켜면서 지역 정가의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죠.
먼저 이 지사의 거취 문제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9월 10일로 확정돼 있습니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 선거일 180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요. 경선 연기론이 한때 제기됐으나 이 지사의 반대로 실행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게임의 룰을 일방의 주장에 의해 바뀌기는 쉽지 않은 게 불문율이지요.
내년 3월 9일 예정된 대선 일정상 다음 달(7월) 중순부터 경선 일정을 시작해 9월 10일 이전에 후보를 확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지사는 1차로 경선 참여 시점에서 사퇴 여부를 고민해야 합니다. 아직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만 이 지사 측은 사퇴 없이 경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거 같습니다.
그간의 전례를 보더라도 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임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시민단체와 야당의 비난과 공세는 감수해야겠지만.
그래서 이 지사의 사퇴 시점은 대선 후보가 된다고 가정할 때 경선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선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상 대통령선거일인 2022년 3월 9일의 90일 전인 12월 9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후보로 확정되면 본선을 위해 당을 재정비하고 공약과 정책을 다시 다듬어야 하기 때문에 사퇴가 불가피해집니다. 경선 때 운영한 캠프는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한 것이고,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중앙당 선대위원회 구성에서부터 본선을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과거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대선 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던지고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시고 '대권'도, '경남 지사직'도 잃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힘의 '잠룡'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는 7월께 사퇴할 거라고 합니다. 원 전 지사의 경우 이 지사와 사정이 좀 다릅니다. 대권 주자중 아직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갈 길도 멀기 때문에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지요. 그러나 보궐선거를 피하려고 사퇴 시기는 조금 늦추기로 했다는 후문입니다.
대선출마로 중도에 직 그만둔
'두번째 경기도지사' 될까
공직선거법 제201조 보궐선거 등에 관한 특례 1항을 보면 '보궐선거 등은 그 선거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의 기간이 1년 미만일 경우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보궐선거를 하게 되면 예산 낭비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도정 공백과 대권가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지사는 지사직을 가지고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경기도지사중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에 직을 그만둔 지사는 딱 한 명뿐입니다.
초대 이인제 지사입니다. 이 전 지사는 1997년 15대 대선 당시 신한국당 경선에서 패배한 뒤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했었지요. 이어 대선에 나섰으나 낙선하고 경기도를 떠났습니다.
손학규 전 지사는 임기를 마치고 2006년 6월 100일 민심탐방 대장정 후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했습니다. 그 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고배를 마셨지요.
대권에는 김문수 전 지사가 세 번째 도전이었고, 이 지사는 네 번째 출마하는 전례를 남기게 됐습니다. 경기지사 당선 뒤 대권에 도전한 모든 전직 지사들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하는 징크스가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깰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역대 어느 때보다 유력한 위치에서 출발하는 이재명 지사. 그의 뒤를 이을 차기 도백은 누가 차지할까. 이 지사가 대권에 실패할 경우 구도는 180도 달라질 수 있지만 벌써 지역 정가에서는 그의 대권 가능성을 높이 쳐주는 경향이 두드러져 후보군의 이름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그 실체를 확인해 보면 적극성을 띄는 후보군도 몇 있어 눈길을 끕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지사가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한 만큼 경기도의 위상과 지사 후보감의 중량감도 한 등급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외부 명망가의 이름도 자주 거론될 뿐 아니라 유명세와 대중성 있는 힘 있는 실세 정치인들도 자주 거론되며 설왕설래가 한창이지요.
이재명 뒤 이을 사람은?
여당부터 살펴보면 원내에서는 5선의 안민석(오산) 의원을 비롯해 원내대표를 거친 김태년(성남수정) 의원, 전해철(안산 상록갑) 행안부장관, 박광온(수원정)·박정(파주을) 의원의 이름이 많이 거론됩니다. 원외에서는 유은혜 교육부총리와 염태영 수원시장, 이종걸 전 의원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고요.
유력 주자로는 거론되는 전해철 장관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와 '일합'을 겨룬 경험이 있는 데다 현재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포스트 이재명'에 가깝게 다가 선 인물입니다.
항간에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행안부 장관으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선거라는 게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는 정치 격언에 비춰 볼 때 그의 출마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도당 위원장인 박정 의원의 행보도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도당을 맡아 자신의 공약대로 지역별 위원회 간담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과거 도당위원장과의 차별화로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박 의원은 아직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지만, "생각이 없다고는 말 못 한다"고 할 정도로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5선의 안민석 의원은 얼마 전 경기지역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진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기지사 출마에 대해선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는데, 최근 이재명 지사와 정치적으로 '의기투합'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지사 출마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인 오산의 인구수가 많지 않아 대도시 경쟁자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인데, 과거 '박근혜 정부'의 부정 비리와 국정농단을 캐는 데 공을 세우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내대표 사퇴 이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태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는 지사 후보감이지요. 경선 이후 대선과정에 자신의 거취를 보일 것으로 점쳐집니다.
도당 위원장인 박정 의원의 행보도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도당을 맡아 자신의 공약대로 지역별 위원회 간담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데 이 역시 과거 도당위원장과의 차별화로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박 의원은 아직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지만, "생각이 없다고는 말 못 한다"고 할 정도로 여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5선의 안민석 의원은 얼마 전 경기지역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진로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기지사 출마에 대해선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했는데, 최근 이재명 지사와 정치적으로 '의기투합'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지사 출마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인 오산의 인구수가 많지 않아 대도시 경쟁자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인데, 과거 '박근혜 정부'의 부정 비리와 국정농단을 캐는 데 공을 세우고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조직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내대표 사퇴 이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태년 의원도 빼놓을 수 없는 지사 후보감이지요. 경선 이후 대선과정에 자신의 거취를 보일 것으로 점쳐집니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유은혜 교육부 부총리 겸 장관도 이미 오래전부터 이재명 이후 경기도를 맡을 인물로 꼽혀온 도내 정치인이지요. 고양 선거구를 넘기고 교육부에 전념하고 있지만, 내년 대선 이후 '문재인 지분'이 통할 수 있는 후보감으로 꼽힙니다.
전직 사무총장을 역임한 박광온 의원도 아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지만, 때가 되면 나설 수 있는 후보군에 속합니다. 그 역시 오래전부터 경기도 수부 도시인 수원에서 내리 당선돼 최고위원까지 올라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고, 탄탄한 기반이 있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물입니다.
원외에서는 최고위원을 지낸 염태영 시장의 진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미 3선 시장으로 더는 연임이 안 되는 데다, 지난해 최고위원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2위의 득표율로 당 지도부에 입성한 만큼 당내 지지와 대외적 인지도를 토대로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5선을 지낸 이종걸 의원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는 심정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있지요.
많은 세평이 있습니다만, 민주당의 차기 도지사 후보군은 대선 후보 경선에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 또 대선 승패에 따라 향배가 크게 갈릴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각 후보군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대세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아직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해석이어서 중론입니다.
'정권탈환' 앞장설 국민의힘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군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달리 내년 대선 승리라는 '정권탈환'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대선에서 이기면 그 여세를 지방선거까지 몰아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대세입니다.
지금처럼 대선에서 패한 야당으로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정권교체에 우선으로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지요. 아마도 대선에 승산이 있다고 보이면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도 벌떼처럼 덤벼드는 게 이 정치판의 생리이듯 세상일은 참 모르는 일이지요. 지난 4·7 서울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 전직 의원과 외부 인사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걸 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변화된 모습일 것입니다.
지금은 야당으로 힘이 없어 보이니 후보가 없다고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은 야당으로 힘이 없어 보이니 후보가 없다고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근원적으로 얘기되는 게 정계 은퇴를 선언한 남경필 전 지사의 정계복귀일 것입니다. 사업에 열중하며 정치권과 선을 긋고 있지만 남 전 지사의 복귀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하는 빈도가 높은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원내에서는 지난 총선 참패로 7명의 현역 의원에 불과해 아직 지사를 목표로 설정한 의원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다만 3선의 유의동(평택을) 의원 정도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그런 과정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면은 70년대생의 대표 주자로서 도전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원외에서는 5선의 정병국(여주 양평) ·심재철(안양동안을) 전 의원과 4선 출신의 신상진(성남 중원) 전 의원이 중진 무게감으로 후보군에 올라 있고, 정계를 떠나 대학에서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외부인사로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아주대 총장 출신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영입설도 지역 사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정병국 전 의원의 경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정치권과도 손을 놓지 않고 청년정치학교 교장을 맡아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지요. 종로구 이화동 벽화 마을의 헌 집을 개조해 사랑방을 만들어 많은 사람과 교감을 나누고 있는데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설도 흘러나옵니다.
심재철 전 의원은 이번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다가 경기지사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고, 도내 당협 위원장들과 교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신상진 전 의원도 중진급 인사로 후보군에 올라있지만, 지역구에서 도지사보다는 성남 시장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성남(분당을 3선 의원) 출신으로 잠시 정계를 떠나 국립한경대학교 총장을 맡은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 대한 소문도 최근에 부쩍 늘었습니다. 그가 최근 임기를 4개월 앞두고 돌연 사퇴의 뜻을 밝히며 신임 총장 선거에 돌입하게 됐는데, 여의도 정가에서는 그의 임기단축이 차기 대권에 출마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경기도지사로 방향을 털어 정계복귀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지요. 일각에선 차기 경기교육감 도전설도 있지만 이번에 당적을 갖게 되면 출마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심재철 전 의원은 이번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다가 경기지사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고, 도내 당협 위원장들과 교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신상진 전 의원도 중진급 인사로 후보군에 올라있지만, 지역구에서 도지사보다는 성남 시장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성남(분당을 3선 의원) 출신으로 잠시 정계를 떠나 국립한경대학교 총장을 맡은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 대한 소문도 최근에 부쩍 늘었습니다. 그가 최근 임기를 4개월 앞두고 돌연 사퇴의 뜻을 밝히며 신임 총장 선거에 돌입하게 됐는데, 여의도 정가에서는 그의 임기단축이 차기 대권에 출마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경기도지사로 방향을 털어 정계복귀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지요. 일각에선 차기 경기교육감 도전설도 있지만 이번에 당적을 갖게 되면 출마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경기도와 연고 회자되는 김동연 전 부총리
또 하나 세간에 김동연 전 부총리의 경기도와 깊은 연고가 꽤 인상적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김 전 부총리는 청계천 판자촌에서 성장해 '흙 수저'에서 시작해 성공한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전 부총리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는데 오는 6월 10일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이야기가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고, 책 내용에는 그의 어린 시절이 적나라하게 소개된다고 합니다.
알려진 대로 그는 청계천 판자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11살 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광주 대단지(지금의 경기도 성남시)로 강제로 이주당해 천막을 치고 할머니와 어머니, 동생 셋을 부양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부총리에 발탁되기 전에 아주대 총장직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경기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깊은 연고를 두고 내년 경기지사 선거와 연결하는 분위기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지요. 김 전 부총리가 이번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러브콜을 고사한 것도 경기도지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의 태생과 드라마 같은 인생 이야깃거리는 다음에 더 구체적으로 기사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런 도내 정치권 분위기는 민주당에 이어 오는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고 대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도백을 노리는 경쟁도 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